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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Jul 08. 2022

계곡물소리가 들리는 아름다운 사찰 지리산 연곡사

구례여행

여름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지리산에는 연곡사라는 절이 있다. 절까지 들어가는 길이 지리산 계곡을 끼고 있어 시원한 계곡물놀이를 즐기다 잠시 둘러보기 좋은 사찰이다. 미국 뉴스전문방송 CNN이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 33선'에 소개될 만큼 풍광이 멋진 곳으로, 가을단풍 들 때가 가장 아름답지만 여름풍경도 그에 못지 않다.


주소 :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로 774


연곡사는 백제 성왕 22년(서기544)에 인도의 고승인 연기조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연기조사가 처음 절의 터를 잡을 적에 이곳에 큰 연못이 있어 물이 소용 돌이치며 제비들이 노는 것을 보고 '연곡사'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통일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에 선종사찰로 번성하였고 도선국사, 현각선사 등 많은 고승대덕이 배출되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연곡사 스님들이 승병활동을 했던 보복으로 왜군에 의해 완전 전소되었으나 임란 이후 소요태능스님이 중창불사를 하여 400여 스님들과 더불어 이곳에 총림을 개설하고 선풍을 일으킨 역사가 있다. 그런데 연곡사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07년 연곡사가 항일의병의 근거지라는 이유로 다시 일본군에 의해 완전 전소되었고, 1950년 6·25전쟁으로 또 다시 전소되는 수난을 겪었다.


연곡사는 나라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앞장서서 나라를 지켰던 승병활동으로 인해 두 번이나 불에 탔고, 한국전쟁 때는 지리산 빨치산 소탕작전때문에 불에 타버린 안타까운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하지만 현재 국보로 지정된 동승탑(국보 53호), 북승탑(국보 54호)과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보물 151호), 현각선사탑비(보물 152호), 동승탑비(보물 153호), 소요대사탑(보물 154호) 등의 석조물들이 유적으로 남아 전해오고 있어 아름답고 소중한 우리의 석조예술품들을 볼 수 있다.

연곡사 뒤의 울울창창한 숲 속에 이 국보와 보물들이 있어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며 숲에 가득한 피톤치드향에 젖어 세월의 흐름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석물들을 둘러보는 고즈넉함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숲길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길에 '의병장 고광순 순절비'도 놓치지 마시길.1907년 일본군과 맞서 싸우던 의병장 고광순이 연곡사를 근거지로 치열하게 전투하다 순국한 곳을 기리기 위한 순절비를 보며, 연곡사야말로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긴 호국사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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