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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Aug 23. 2022

가을이 다가오는 용추폭포

칠연계곡 칠연폭포도 함께

용추폭포와 칠연계곡은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에 있는 곳으로 칠연계곡 가는 길에 용추폭포가 있답니다. 작년에 칠연계곡 갔을 때는 용추폭포를 그냥 지나쳤는데, 올해는 계곡 가는 길에 폭포 물소리가 제법 크게 들려서 차를 멈추고 폭포를 찾아 나섰어요. 도로 바로 옆인데도 녹음 짙은 숲에 가려져있어 찾아헤매다 마을주민분의 안내를 받고, 사탄정에서 용운정으로 건너가는 다리 위에서 용추폭포를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답니다.



용추폭포 :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공정리


칠연 계곡 제11경 중 제1경에 해당되는 용추폭포는 칠연 계곡 입구 2개의 망봉 사이에 자리잡고 있어요. 용추폭포는 사시사철 폭포에 물이 있고, 특히 여름에는 빼어난 경관으로 인해 사람들이 물놀이 장소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해요. 우리가 갔을 땐 들어가지 못하게 금줄을 쳐놓았더라구요. 늦장마로 물이 많이 불어서 위험해 그런가보다 했어요.


용추폭포의 높이는 5m로 사시사철 암벽 위에서 물이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굉장히 크답니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곳에 넓은 소가 있고, 용추폭포 주변엔 층을 이룬 암석들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 있어요.



주변에는 용운정과 사탄정이라는 정자가 마주보고 있어, 이 정자에서 폭포소리를 듣는 운치를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숲이 우거져있어 사탄정에서는 폭포가 바로 보이진 않는답니다. 용운정은 잘 보이구요.

용운정의 붉은 지붕


용추폭포는 칠연 계곡 도솔담에서 맴돌던 물이 흘러내리다가 우거진 노송 사이 층층 바위 암벽을 타고 쏟아지는 비폭이 용소로 떨어지며 일으키는 물파래가 장관인데요, 용추폭포엔 다음과 같은 유래담이 있어요.


옛날 노랑이 부자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도사가 그 부잣집을 지나가다가 시장기가 들어 밥 한술을 청하였어요. 그런데 아침에 밥을 주면 재수가 없다고 도사를 개천에 밀어 빠트려버렸대요. 화가 난 도사가 도술담에서 도술을 부려 노랑이 부잣집을 물에 떠내려가게 했는데, 그곳에 폭포가 생겼고 폭포의 물이 떨어지는 구멍으로 소(沼)가 생겼다고 합니다. 소가 어찌나 깊은지 명주꾸리 하나를 다 풀어도 땅에 닿지 않고, 인근 장수군 양악 용소와 굴이 뚫려 용이 오가며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한답니다.

칠연계곡 가는 길의 무인수박판매대. 수박 맛있더라구요^^


용추폭포의 절경과 시원한 물소리를 감상한 뒤 칠연계곡으로 올라갔어요. 칠연계곡은 덕유산 남서쪽 자락에 있어서, 지난 번 소개한 장수 토옥동계곡과 함께 덕유산국립공원 내에 있으면서 덕유산의 이쪽저쪽에 있답니다.

칠연계곡 :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칠연로 543



칠연계곡의 물은 용추폭포·문턱폭포·칠연폭포·명제소 등 비경을 만들며 금강 상류인 구리향천으로 흘러든다고 해요. 그 중에서도 계곡의 이름을 낳게 한 칠연폭포가 가장 장관인데, 한줄로 이어지는 일곱 연못 사이로 일곱 폭포가 있는 7폭(瀑) 7연(淵)이 아기자기하고 절묘한 경관을 보여 준답니다.


 
용추폭포와 칠연 폭포는 약 20억~19억 년 전에 화산호 환경에서 형성된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18억 6000만 년 전에 변성을 받아서 폭포가 계단식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요. 편마암 내에 발달한 수평, 수직 절리나 단층을 따라 풍화 침식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칠연계곡은 무주 구천동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암괴석과 크고 작은 폭포가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하는 무주의 가볼만한 곳이랍니다.


물이 맑고 차며 주변에 노송과 단풍나무가 울창해서 여름에는 피서객, 가을에는 단풍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칠연계곡. 계곡 안 송정골에는 한말 일본군과 싸우다 숨진 150여 명의 의병들의 유해를 묻은 칠연의총(전북기념물 27)이 있고, 입구에는 전라북도 자연환경연수원이 있어서 아이들과 역사의 자취도 따라보고, 자연과 보다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 수 있어요.


처서가 지나면서 계곡물이 너무 차가워져 물놀이하기는 어렵지만, 편마암 절리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덕유산이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풍경을 가까이 보는 것도 멋지겠다 싶습니다.


용추폭포의 가을
칠연계곡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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