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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Oct 12. 2022

하얀 꿈결같은 메밀꽃길 청주 추정리 메밀밭

메밀꽃 명소 청주 된내기골

전국에 메밀꽃 명소들이 많지만

교육의 도시 청주에도 있다는 사실 아세요?


바로 깊은 산속 된내기골에 있는

청주 추정리 메밀밭이랍니다.


주소 : 충북 청주시 낭성면 추정리 44-112

문의 전화 : 010-7480-3000

입장료/주차료 없음. 화장실은 메밀밭 위쪽에.



토종꿀을 생산하기 위해 산속에 조성한 추정리 메밀밭이 SNS와 방송 ‘바퀴달린 집’ 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작년 10만명에 이어 올해도 20여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요.



9월 말부터 메밀꽃이 피기 시작해, 10월 초에 절정을 이룬 추정리 메밀밭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으려는 나들이객들이 줄을 지어 찾아오고 있답니다.


저희는 10월 8일 토요일 아침 9시에 갔는데, 그 이른 시간에도 이미 위쪽에 마련된 주차장은 가득 차고, 산속 메밀밭에 구경온 사람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남편이 그러더군요.


"아니 깊은 산 속에 이런 메밀밭이 있는 줄

어떻게 알고 다들 오는 거야?"


"바보~ 당신만 몰랐어! ㅎㅎㅎ"



가장 더운 8월에 씨앗을 뿌려 9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메밀꽃은 10월 초 절정을 이뤄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온 표현처럼 하얀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꽃물결이 바람에 일렁이는 풍경이 장관이랍니다. 마음씨 좋은 농장 주인 김대립씨가 무료로 이곳을 개방한 덕분에 누구나 와서 아름다운 가을추억을 남길 수 있게 됐어요.(김대립씨가 어떤 분인지 맨 아래에 자세히 소개합니다)


너른 메밀밭 곳곳에 마련된 정자와 나무의자, 돌의자, 그네가 그대로 포토존이 되고, 중간중간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등 색감 좋은 꽃들이 심겨져있어 포인트가 되더라구요.


화장실은 여자용과 남자용이 뚝 떨어져 나란히 있는데 아주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는데다 흙벽이란 게 참 특이했어요. 남자화장실 있는 곳엔 2층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는데, 카페하기 딱 좋은 자리지만 현재는 인테리어 공사중이어서 구경만 하고 내려왔답니다.(요기 몰라서 지나치는 분들 많은데 꼭 올라가 보세요. 메밀밭의 색다른 풍광을 보시게 된답니다!)


메밀밭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산으로 올라끝자락에 꼭대기 정자가 메밀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는데요, 어린 시절 학교에서 쓰던 나무의자(걸상)가 마련되어 있어 편히 앉아서 메밀밭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어요.


이 정자 오르는 길이 두 가지인데, 정자로 바로 올라오는 급경사 코스(자꾸 미끄러지니 조심) 정자를 오른쪽으로 끼고 빙 돌아서 올라가는 길이 있어요. 어쨌든 둘 다 한참을 걸어야 하는데, 정자에 있는 의자에 앉아 쉬면서 내려다보는 메밀밭 풍경도 멋지니까 여기도 꼭 가보세요~. 사람들이 올라오기 힘들어서 그런지 여기까진 많이 안 오셔서 나름 고즈넉하게 풍경감상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눈이 시리게 말간 하늘에 파랗게 빛나는 태양, 산자락을 타고 불어오는 소슬한 가을바람, 부지런히 꿀을 모으느라 토종벌이 붕붕대는 소리 아득한 청주 추정리 메밀밭에서 보낸 시간은 마치 꿈길 속을 걷는 듯한 꽃길이었답니다.



바로 오늘이네요. 10.12.수요일엔 추정리 근처의 다다예술학교에서 준비한 전시와 공연도 마련되어있으니, 메밀꽃이 지기 전에 꼭 한 번 다녀가세요~ 아마도 이번 주말까진 절정의 하얀 메밀꽃을 구경하실 수 있을 거예요^^


※ 추정리 메밀밭 주차팁 ※


'추정1리 마을회관'앞에 다다르면 메밀밭 이정표가 보여요. 여기에서부터 1.5km라고 쓰여졌으나, 체감상으로는 2km정도 걸어가야 메밀밭이 나와요.


메밀꽃밭 인근에 주차장이 4곳 마련되어 있지만 주차가능 대수는 150~200대가 전부이고, 이마저도 안전상의 이유로 오전 10시~오후 5시에는 마을 안으로의 차량 출입을 통제해요. 그래서 방문객들 대부분은 마을 앞 도로(시속 80㎞ 구간)에 차량을 주차한 뒤 메밀밭까지 도보로 이동해야 해요. 걷는 걸 즐기시려면 그리 해도 되지만, 보다 편하게 구경하시려면 아침 일찍 가서 메밀밭 가까운 곳에 주차할 수 있답니다.


1, 2 주차장은 메밀밭 안에, 3주차장은 산 바로 아래, 4주차장은 산 입구에 있답니다. 그런데 메밀밭 안에 있는 1, 2주차장은 중간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비켜가야 해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메밀밭을 온전히 즐기려면 입구나 아래에 차를 대고 천천히 가을정취를 느끼며 걸어 올라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주말에는 찾는 사람들이 많아 교행이 어려운 산길에서 애먹을 수 있으니, 차를 아래에 대놓고 산책하는 느낌으로 걸어올라가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 추정리 메밀밭의 주인장 토종벌 명인 김대립씨를 소개합니다!


산속에 자리한 드넓은 메밀밭은 10년 전쯤부터 벌들을 위한 밀원으로 조성한 것이랍니다. 메밀꽃밭 곳곳에 벌통이 보이는 이유예요. 농장 주인인 김대립 씨는 토종벌은 온순한 편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김대립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도우며 어깨너머로 배운 토종벌 사육을 3대째 이어가고 있는데, 토종벌과 인연을 맺은 지 어느덧 40년이 넘었다고 해요. 아홉 살 생일 선물로 아버지에게 벌통 3개를 받아서, 자기 소유의 벌통으로 마음대로 관찰도 하고, 분봉도 하며 벌의 생태와 습성을 알아갔다고 합니다.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업을 이어받은 그는 지난해 토종벌 명인으로 선정되셨어요.


*  추정리 메밀밭을 보고 아쉬웠던 점


마을 주민들이 원활한 통행과 사고예방을 위해 하루 종일 나와 교통통제를 하고 있지만, 방문객 수가 점점 많아져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요. 상당구 낭성면 추정리 마을추진위는 “타지 여행사들은 미동산 수목원, 추정리 메밀밭, 상당산성, 수암골 등을 청주 여행 코스로 짜서 방문한다”며 “올해는 만개 시 지난해보다 많은 20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주차공간 부족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아 지자체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네요.


추진위는 2021년 11월에 노외주차장 설치를 청주시에 건의했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해요. 메밀밭 중간의 매점에 걸린 22년 농장의 예정사업을 보니, 6월에는 유채꽃 개화, 물앵두 따기 체험이 있고, 4~10월에는 토종벌 사육체험, 4월~6월 / 9월~10월에는 토종꿀 생산체험, 10월에는 메밀꽃 개화에 맞춰 무료개방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근처의 다다예술학교에서는 메밀밭에서 전시와 공연을 할 계획이구요.


개인과 마을, 지역의 학교까지 합심해 이렇게 볼거리를 마련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지자체가 팍팍 밀어주진 못할 망정 당장 필요한 주차장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니 안타까운 부분이었답니다.


메밀밭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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