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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Dec 04. 2022

장태산 메타세콰이어 단풍들다

출렁다리도 건너고 스카이워크도 걷고

장태산은 서구 장안동과 금산군 복수면 신대리 경계의 안평산 옆에 있는 산으로 높이 374m의 나지막한 산이다. 남쪽의 대둔산과 서쪽의 안평산에서 발원한 시냇물이 산 입구 용태을계곡을 거쳐 용태을저수지로 흘러든다.

이 장태산 일대는 대둔산에 뿌리를 둔 산줄기가 장엄하고 아름답게 뻗친 곳에 마을이 생겨서 장안동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전하며, 임진왜란 때 장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난을 피해 장군봉 아래 베틀굴에 숨어서 3년 동안 베를 짜며 살다가 지금의 원장 안에 터를 잡아 편안히 살기 시작하였다 하여 장안동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전설도 함께 전해지고 있다.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1994년 2월 5일(1991년 5월 15일로 표시된 곳도 있으나 대전시청 홈피 참고)에 개장해 전국 최초로 민간인이 조성·운영하여 왔으나, 2002년 2월 대전광역시에서 인수한 후 새롭게 개축하여 구역 면적 81만 5,855㎡, 이용 가능 인원 6,000명으로 2006년 4월 25일부터 개방하게 되었다.

장태산은 지금은 휴양지로 개발되어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예전에는 아주 깊은 산골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대전은 놀 곳은 많지만 진정한 휴식의 공간은 없다’라고 한탄한 故 임창봉 씨가 1973년부터 사비를 들여 나무와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20만 평에 이르는 장태산 일대에 낙엽송, 잣, 오동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하나 둘 심은 나무들이 50세월이 흐르면서 13만 4,000그루로 번성해 군락을 이룬 지금의 휴양림으로 탄생했다.

국내 유일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울창하게 형성되어 있어 이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전 팔경 중 하나이자, 대전관광명소 12선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장태산자연휴양림.

자연 상태의 잡목 숲을 배경으로 평지에 고유 수종인 밤나무, 잣나무, 은행나무 등 유실수, 소나무, 두충 등을 계획적으로 조림했고, 미국에서 들여온 메타세쿼이아, 독일 가문비나무 등 외래 수종을 배열하여 독특하게 조성했다. 산 입구 용태을저수지를 지나면서 휴양림이 펼쳐지고, 입구에는 노산 이은상의 '나무마을'이라는 시비가 우리를 반긴다.

산 정상의 형제바위 위에 있는 전망대에서 낙조를 바라볼 수 있으며 장군봉, 행상바위 등 기암괴석이 보인다. 휴양림에는 숲속의 집, 메타세콰이아 삼림욕장, 야생화원, 교과서 식물원, 곤충원, 조합놀이대, 비탈 놀이시설 등이 조성되어 있다.

최근엔 당나귀 승마체험을 할 수 있게 해놓아서 종종 휴양림 입구에서 울려퍼지는 당나귀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메타세콰이어숲 한쪽에 마련된 스카이워크와 출렁다리를 거닐며 스릴도 만끽할 수 있다.

그 무엇보다 장태산의 자랑인 메타세콰이어나무는 약 2억 년 전부터 공룡들과 함께 살았던 나무로서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재밌는 것은 오랫동안 멸종된 줄 알았는데 1945년에 화석으로만 존재했던 메타세콰이어가 중국 사천성 양쯔강 유역에서 발견되면서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가 '부활한 화석식물'이라는 점이다.

아무도 알아봐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연의 한 켠에서 자신의 삶을 지탱해온 메타세콰이어의 강한 생명력이 어쩌면 사람들의 발걸음을 자꾸 장태산으로 잡아 끄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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