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니까 그러네~~ 다 만들어낸 헛소리라니까! 글구 생각해봐~ 날이 더워서 선풍기 틀어놓고 자는 건데 문을 왜 닫냐? 활짝 열어두지~"
"뭐... 많이 안 더운 날 문 닫아놓고 선풍기 틀 수도 있지. 미세먼지 많아서 문을 꼭 닫고 있을 수도 있고."
"흠... 그나저나 너 표정이 왜 그래? 남편 은근슬쩍 죽일 방법이 하나 사라져서 실망한 얼굴인데?"
"아니, 이 싸람이 뭔 소리래~~~? 별 소릴 다 해!"(속으론 뜨끔^^;;)
선풍기 이야기기 나온 김에 선풍기 괴담의 실체와 올바른 선풍기 사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 과연 그럴까요? 선풍기를 틀고 자면 산소 부족 및 수면 중 무호흡증, 체온 저하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선풍기 괴담의 의학적인 증거는 전혀 없다고 합니다.
예전에 실제로 밀폐된 공간에서 여럿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 선풍기를 틀고 잤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선풍기를 틀고 자다가 중간에 누군가 깨서 이를 끄고 그냥 잤다는 아주 허무하면서도 황당한 내용이었죠.
지금이야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전문의의 답변이 바로 나오고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 많았지만 그때는 그런게 없었습니다. 신문에 한번 실리면 그게 사실인 줄 알고 다 믿던 시기였구요. 가끔은 황당한 기사들이 한번씩 올라와도 그걸 읽은 사람들은 사실로 믿어버리기 때문에 헛소문도 꽤 많이 나돌았던 시기였는데요. 한번쯤 이런 선풍기괴담을 들은 적이 있으실 거예요.
검색을 해보니 실제로 그런 기사가 올라오기도 했었는데 1999년에 폭염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오던 여름이었습니다.
서울의 기온이 27도를 넘었네 어쩌네 하면서 밖에 나갈 때 조심하라고 뉴스에 나오던 시기였는데(한여름에 27도라... 지금에 비하면 시원한 거네요. 2023년의 한국은 5월에도 강릉이 35.5도를 찍었습죠~) 그때는 난리도 아니었다네요. 그런데 그때 신문에 선풍기를 끄고 자라는 기사가 한 줄 실렸습니다. 울산에 사는 남성이 선풍기를 켜놓은 채 잠을 잤다가 산소 부족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와 함께.
울산에서 그렇게 2명이 숨졌고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고 자면 호흡이 빨라지고 산소 소모가 많아지므로 산소부족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전문의의 의견까지도 첨부했기 때문에 다들 그게 진실인 줄만 알았습니다. 전문가가 그렇게 말했다고 하니 선풍기 괴담은 그렇게 진실이 되어서 널리 알려진 건데 지금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죠. 전세계에서 선풍기를 틀고자면 사망할 수 있다는 미신은 대한민국에서만 존재한다고 합니다.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30대 여성이 대낮에 모든 문을 닫고 밀폐된 방 안에서 잠을 자다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선풍기가 아닌 에어컨을 틀고 자다가 사망했는데 저체온증에 의한 사망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유가족들과 보험사간의 법정 다툼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최종 판결에서 저체온증에 의한 사망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선풍기나 에어컨 등의 사용으로 인해서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근거없음으로 판단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실험 결과에 따르면 저체온증은 인체의 심부체온이 35도 이하로 낮아지는 것을 말하지만 저체온증으로 사람이 사망하려면 체온이 27도에서 28도까지는 낮아져야 한답니다.그러니 단순 에어컨의 사용만으로 저체온증에 걸린다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선풍기 바람을 얼굴에 직접 쐬면서 잔다고 해도 호흡이 곤란한 정도는 아니므로 질식사에 대한 근거도 부족하다고 말을 했는데요.이 판결덕분에 대한민국에서 선풍기에 의한 질식사는 근거없는 루머로 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선풍기에 의해서 사망했다는 보고는 전세계적으로 찾아봐도 단 1차례도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선풍기를 사용해서 질식하거나 저체온증에 걸린다는 루머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봐야겠습니다.
물론, 아직도 선풍기가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술을 마시고 들어와서 선풍기를 얼굴에 계속 쐬면서 잠을 자면 서서히 산소가 희박해지기 때문에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 선풍기를 장시간 쐬고 자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즉, 몸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이 선풍기를 장시간 켜놓고 자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몸상태가 정상적이라면 상관없지만 혹시라도 심장질환이 있다거나 과음을 한 상태라면 선풍기를 얼굴 방향으로 놓고 주무시지 마시고 자연풍으로 회전을 시켜놓고 자는게 좋겠습니다.
선풍기 사용시 또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요,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장시간 쐬면 공기중에 섞여있는 미세먼지가 순환하면서 얼굴로 향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환기를 시켰다면 실내의 미세먼지가 더 많이 들어와있으니 이럴때 주의해야 합니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올라가고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데 곰팡이의 포자가 선풍기를 통해서 호흡기로 유입이 되면 알러지나 기관지염, 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네요.
슬슬 날씨가 더워지면서 이제 선풍기를 꺼내서 사용하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사용하기 전에 한 번 세척을 하거나 닦고서 써야한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먼지가 쌓여있는 상태로 그냥 사용하면 위에서 말한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