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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Aug 04. 2023

그럴 때 있으시죠?

자유, 자기 이유로 사는 것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나는 최고의 이야기꾼. 한 달에 평균 5000명, 많을 때는 2만 명까지도 만났던 사람. 탁월한 비유를 버무린 솔직한 입담에 사람들이 빵빵 터지다보니, 전국 지역 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회자가 되었고, 이에 힘입어 텔레비전에 나오게 된 방송인. 사람들이 웃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방송인.

여기에 책을 참 많이 읽는 남자.

이런 수식어가 붙는 사람이 누구일까?

바로 김제동이다.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건네 말할 수 있게 하고, 함께 웃고 우는, 사람들의 가슴을 다독이는 열린 사회자로 활동하던 그는 2019년 9월 MBC FM4U ‘굿모닝FM 김제동입니다’ 마지막 방송 이후 공식적인 방송은 쉰 채 같이 사는 강아지 연탄이와 동네 산책하고 다니고, 아이들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각 방송국에서 DJ들이 휴가를 떠날 때마다 그에게 연락을 해 일종의 예비군이 된 기분으로 청취자들과 예고 없이 만나는 DJ로 반가운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김제동이 한창 방송에서 잘나가던 2016년에 쓴 책이 "그럴 때 있으시죠?"이다.  가슴 속 못다한 이야기들이 구구절절 펼쳐지는데, 때론 공감하고 때론 막 웃고 때론 깨우침을 얻게 되는 내용들이 나온다. 그중에서 깨우침을 준 내용 하나를 소개해본다.



신영복 선생님이 쓰신 책 『담론』 마지막에 독버섯 이야기를 소재로 한 외국 동화가 나옵니다.


등산을 하던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등산용 스틱으로 버섯을 툭툭 치면서 이야기해요.


"잘봐, 이게 독버섯이야. 먹으면 죽어."


아들이 그 얘기를 듣고 "아, 이게 독버섯이구나!" 하고 지나갔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어린 독버섯이 충격을 받고 쓰러지면서 말했 습니다.


"아. 내가 독버섯이구나. 난 누군가를 죽이는구나. 내가 저렇게 예쁜 애를 죽일 수 있는 존재라니!"


어린 독버섯이 슬퍼할 때 곁에 있던 다른 독버섯이 친구의 어깨를 받치며 이야기했습니다.


"아니, 저건 식탁 위의 이야기고, 인간의 논리야. 넌 내 친구야. 넌 쟤네 먹으라고 태어난 게 아니고 나랑 친구하려고 태어난 거야."


이 이야기를 읽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버섯의 존재 이유는 버섯의 시각에서 판단해야 하고, 내 존재 이유는 내가 가장 잘 알잖아 요. 그러니 남의 논리에 지나치게 휘둘릴 필요 없어요.


버섯에게는 버섯의 이유가 있고, 꽃에게는 꽃의 이유가 있고, 사람에게는 사람의 이유가 있고, 나에게는 나의 이유가 있겠지요. 그렇게 다 자기 이유로 사는 거죠. 자기 이유로 사는 것. 그게 바로 '자유'겠지요.


- 김제동 / 그럴 때 있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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