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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Aug 01. 2023

여수같은 것

안전벨트는 중요한 것이여~

한낮 햇빛이 뜨겁던 일요일.

청주의 한식맛집 찾아서

어머님 모시고 점심 먹고 돌아오는 길.


조용히 달리던 차가 갑자기

띵~띵~ 하며 경고음을 날린다.


'왜 그러지?'

하고 봤더니,


내 뒤에 앉으신 어머님께서

해가 비친다고 옆으로 이동하시느라

안전벨트를 푸셨다.

고걸 차가 냉큼 알아채고

빨리 안전벨트 매라고 독촉하는 소리다.


남편이

"아이고~ 엄마! 얼른 안전벨트 매세요~

안전벨트 풀었다고 차가 뭐라 그러잖아요."


"여수같은 것이 그거 쫌 풀었다고 띵띵대냐?"

어머님은 클클 웃으시며 서둘러 안전벨트를 매신다.


졸지에 여수(=여우)가 된 은둥이는

탑승자 전원 안전벨트 맨 걸 확인하곤

다시 조용히 달리기 시작한다.


안전벨트 안 매면 차에 시동이 안 걸리게 해야 한다고 극구 주장하는 남편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


"은둥이, 자~~알 했어!"


(은둥이는 우리집 차 이름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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