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그미 Jan 04. 2024

1500년 세월을 견딘 우리나라 최고 돌다리

충북 옥천 청석교

☆  ☆

옥천 장계관광지 안에는 1500년 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 청석교가 놓여있다.


삼국시대 때 만들어진 청석교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21호이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강감찬 장군이 이곳을 지나다가 모기 때문에 백성들이 괴로워하고 있음을 보고, 호령하여 모기를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주소 :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산7-1번지

개방시간 : 화~일요일 / 하절기 09:00~17:30

- 동절기 09:00~17:00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휴무)

입장료/ 주차료 무료

안내전화 : 043-730-3723(옥천군 문화관광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돌다리는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의 농다리이다. 그러나 농다리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져 천 년 세월동안 사람들이 건넜다면, 청석교는  1500년 세월동안 사람들이 건너다닌 돌다리이다.


옥천 청석교는 백제 부여에서 대전 남부 지역을 거쳐 상주를 지나 경주를 오고가던 삼국시대 충청과 경상을 이어주던 '삼국시대의 경부고속도로'를 잇는 다리라고 할 수 있단다. 추풍령을 지나는 길이 통일신라 시대인 750년에 생겼는데, 청석교가 놓인 길은 그보다 250년 전부터 사람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이 다리가 원래 있던 옥천 증약리는 마달령 아래인데  조선시대 찰방역(察訪驛)이 있던 곳으로 사람의 내왕이 많았던 곳이다. 나중에 이 다리가 있던 자리에 경부선 철도가 생겼으니 확실히 교통의 요지가 분명하다.



청석교가 언제 놓였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으나 삼국 통일을 완성하고, 나라의 틀을 세운 신라 문무왕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안내표지판에 쓰여있지만 옥천향토전시관 관장님이 오랫동안 문서기록을 찾아보며 연구한 결과 백제 무왕 이전에 만들어진 1500년 된 다리라고 한다. 백제 무왕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경주에서  부여로 데리고 올 때도 건넜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가 바로 청석교이다.


안내판의 설명에 따라 문무왕의 재위기간이 626~681년이니, 청석교가 세워진 추정연도를 최대로 해서 626년이라고 해도 1397년의 세월을 견딘 돌다리이다. 이 오랜 세월동안 명맥을 이어온 다리이니  보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데도 1982년 12월 17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에 그친 게 아쉽다.


봄의 청석교


지금 청석교가 있는 위치는 충청북도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이지만 원래 이 돌다리가 있던 자리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증약리이다. 그런데 여기도 본래의 위치는 아니었다고 한다. 본래는 거기서 조금 떨어진 지금의 경부선 철도 자리였는데 철도공사를 하면서 마을입구로 옮겨놓았다는 것이다. 얼마전까지도 사람들이 왕래를 하였는데, 마을에 수해가 나면서 2001년 4월 청석교를 옥천향토전시관으로 옮기게 되었다. 다리가 한 자리에 가만 있지 않고 무려 세 곳을 옮겨다니게 되어서 보물로 지정이 되지 않은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청석교는 바닥에 긴 장대석을 놓고, 그 양 끝에 네모진 돌기둥을 세워 교각책을 만들고 그 위에 넓고 긴 상판석을 얹어 만든 것으로 길이 9.83m, 높이 1.75m, 너비 2.2m의 돌다리이다. 빙하시대에 만들어진 황강리석이라는 검은 돌을 이용해 만든 점도 특이하다. 상판의 가운데는 화강암인데, 찰방을 지나다니던 말들의 말굽에 닳아 반질반질해진 모습이 남아있다.



증약리에 있을 때 청석교 사진을 보며 자세히 구조를 살피면 개울의 양쪽 기슭을 돌로 쌓고, 개울바닥에 넓적한 판석을 깔았다. 그 위에 1자 정도의 4각 돌기둥을 2개 세워 교각을 만들고 1자 정도의 치석(治石)한 4각돌 귀틀을 걸치고, 그 위에 9∼10자씩 되는 넓고 긴 판석(板石)을 다리 상판으로 걸쳐 대었다. 상판석(床板石)과 상판석 사이는 화강암 장대석(長臺石)을 밑으로 빠지지 않게 짜넣어 완전한 석교의 상판을 만들었다. 원래는 교각이 4개였는데, 교각 1개는 떠내려가 없어져 3개만 남아있던 것을 복원했고, 서쪽 개울가의 석축도 유실된 것으로 보여진다.  



12월 초에 장계관광지 안의 옥천향토전시관을 찾았다가 그 앞에서 마주친 관장님 덕분에 이 모든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열강해주신 관장님께 감사합니다!)



청석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한 증약리 주민들이 10년 전부터 이 다리를 다시 자신들의 마을로 되가져오길 바래서 여러 과정을 거쳐 증약리로 옮겨갈 준비를 마쳤으나, 문화재가 마을에 있으면 고도제한에 걸려 증축이나 개발에 어려움이 있어 옮기지 말자고 결론이 났단다. 그런데 내년에 옥천향토전시관이 정지용생가 근처에 옥천박물관으로 확대이전할 예정이라, 이 앞에 있던 청석교도 보물인 이지당 옆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현재 옥천향토전시관 앞에 있는 청석교의 모습을 볼 날이 얼마 없을 것 같다.


여름의 청석교


이지당으로 옮겨서 새롭게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하니 다시 청석교 위를 걸어보려면 한참 걸릴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를 하루라도 빨리 건너보시려면 옮기기 전에 장계관광지 옥천향토전시관으로 후딱 다녀오시길 추천한다.


겨울의 청석교
매거진의 이전글 공주 마곡사 솔바람길 백범명상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