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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Feb 29. 2024

한겨울 호수 위를 걷다

계룡 입암저수지

눈 내린 풍경이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호수가 계룡시 두마면에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어요. 입암저수지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호수인데요, 호수에 반영되는 나무들의 풍경과 마을이름의 유래가 된 선바위가 유명해서 알음알음으로 사람들이 찾는 곳이랍니다. 호수 주변으로 수변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요.



주소 : 충남 계룡시 두마면 입암길 218
주차 : 저수지 아래 버스정류장 있는 곳의 주차장
화장실 : 주차장 옆에 있으며 관리 잘 되어있음



저는 1월 9일 충청남도 블로그에 소개된 설경에 매료되어 찾아가게 되었어요. 눈 내린 직후에 갔다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봤겠지만, 눈이 내린 뒤 한참 뒤에 가서 눈은 거의 녹고 응달에만 조금 남아있었어요.



그래도 날이 따스해서 호수 주변으로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 걸으며 호젓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답니다. 호수 주변에는 사진 찍기 좋은 조형물도 있고, 쉬었다 갈 수 있는 정자와 의자도 중간중간 마련되어 있어요.



호수 북쪽에는 펜션을 겸한 카페와 식당이 있어서, 호수를 바라보며 차를 마시거나, 식사도 할 수 있고요. 식당이 캠핑카를 겸하고 있어서 좀 이채로운 풍경이었어요.


호수 옆으로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는 곳에는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와 단풍나무가 도열되어 있어, 봄 여름 가을엔 더욱 멋진 풍경을 기대할 수 있겠더라구요.




호수 한 바퀴 다 도는 데 30분도 안 걸릴 정도로 작은 규모라 부담없고, 호수 위를 떠다니는 겨울철새들을 바라보며 뜻모를 대화를 나눠보는 재미도 있어요. 호수 물 아래는 팔뚝만큼 큰 잉어들이 노닐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잉어밥을 주는 재미도 즐길 수 있답니다.



입암저수지가 있는 곳은 선바위마을이란 곳인데요, 선바위 마을이란 이름은 마을 입구에 높이 5m에 이르는 바위가 서쪽 산자락 전체를 차지하며 서 있어 ‘선바위' 또는 '입암(立岩)'이라 불린 데서 유래했다고 해요.



바위 앞에 지름 약 250cm 내외의 느티나무가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지탱하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바위를 지탱하는 쪽의 줄기는 고사한 상태라네요.

이 선바위를 찾으려고 저수지를 도는 동안 주변을 꼼꼼히 살폈는데도 안 보여서 어디에 있는 거야? 하며 궁금했는데 나중에 화장실 다녀와서야 알았어요. 주차장 화장실 뒤편에 있는 마을 지도와 안내판이 있는데요, 그걸 보고서야 선바위는 입암저수지하고는 뚝 떨어져있는 마을 입구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 보게 되었어요.



저수지 아래로 쭉 내려가 마을 입구 공단이 들어선 맞은편에 있는데, 현재는 바위 앞으로 도로공사중이어서 가까이 가볼 수는 없었어요. 개울 너머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해 조금 아쉬웠답니다.



바위 앞의 커다란 나무가 보호수라는 표지판이 멀리서도 보이는데 정확한 수령은 모르겠어요. 공사가 어서 끝나서 선바위와 그 바위를 뚫고 나온 듯한 모양새의 나무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습니다.



입암마을에는 선바위 앞의 보호수 말고도, 보호수가 하나 더 있는데 공단 한가운데 너른 주차장 한켠에 있어요. 400년 된 느티나무로 이 나무도 정말 멋지더라구요. 공단이 들어서기 전에는 한적한 시골마을을 지켜주던 노거수였을 텐데, 지금은 바삐 돌아가는 공단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자기매김하고 있는 듯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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