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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중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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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Nov 30. 2024

나는 다람쥐다

다람쥐~ 앗 다람쥐~

12년 전에 개그맨 김준호가 유행시킨 다람쥐가 최근 내 별명이 되었다.

집안 곳곳에 먹을 것을 꿍쳐두고 잊어버려서 유통기한 넘긴다고 나보고 남푠이 "너 다람쥐냐?"하더니, 이내 "마눌은 이제부터 다람쥐야!"하고 내 별명을 지어버렸다. 그리고 틈만 나면 "마눌다람쥐 ~~^^" 하고 입이 찢어져라 웃으며 나를 부른다.

내 컴퓨터에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나서 언제 꼴까닥 맛이 갈지 모르니, 소리 나는 이유를 알아내서 고쳐야겠다며 팔을 걷어부친 남푠.

서재방에 컴퓨터 해부하러 들어갔다가 구시렁구시렁 하는 소리가 거실까지 들려온다.

"으이씨 이눔의 마누라, 먼지도 모아놨어!"

모니터 뒤로 가려진 부분에 먼지가 몽창몽창 있었던 모양이다. 모니터가 어찌나 커야 말이지~

난 괜찮다는데 굳이 대형 모니터로 바꿔놓고 청소하기 힘들게 한 장본인은 남푠이다.

"이러니 내가 다람쥐라고 부르지! 마눌다람쥐 물티슈 갖다 줘!!!"

하길래, 물티슈를 갖다주며 그랬다.

"나는 다람쥐~~~ 무엇이든 모으는 낭만다람쥐~~"

하고 체리필터의 노래 '낭만고양이'의 선율에 맞춰 다람쥐 노래를 불렀다. 그래, 인정한다. 나는 다람쥐다.

근데 그거 남푠도 기억하려나?
마눌별명제조기 남푠이 나를 오랫동안 '살찐 고양이'라고 부르며 희희낙락했다는 사실을...

*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

https://youtu.be/9rxS5kH1j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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