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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Nov 16. 2020

목화다래와 뱀딸기

뱀딸기 먹으믄 죽드나?

하늘하늘한 연한 미색의 꽃잎이 하늘나라 선녀님의 고운 비단옷 같은 목화꽃이 한겨울에도 이곳저곳 피어나는 중이다. 목화를 집 베란다에 키워서 한겨울에 목화꽃을 보는 집들이 많아지면서, 요즘 인터넷상에서 심심찮게 목화꽃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침 식탁에서 어머님과 밥 먹다 무슨 말끝에 목화꽃 이야기가 나왔다.

"목화꽃이 원래는 봄에 피죠?"
하고 어머님께 여쭈니

"목화꽃은 여름에 피지야~"
그러신다.

그렇구나~ 하고는 목화꽃이 피는 시기를 찾아보니 6~7월이다. 생각해보니,
아직 한창 더위가 시작되기 전 적당히 더운 여름날 학교 끝나고 집 오는 길에 큰집 목화밭을 지나다가 꽃이 진 다음 올망졸망 동그랗게 열린 다래를 몰래몰래 따먹던 기억이 났다.

목화다래는 어찌나 달콤하던지, 간식거리가 거의 없던 시절 요긴한 간식이었다. 큰할머니 눈에 안 띄게 요령껏 따먹는다고 했음에도, 어느 날은 다래 따먹다 큰할머니께 딱 걸려서 혼쭐이 나기도 했다.
그렇게 다 따먹으면 목화솜을 어떻게 얻겠냐고.
(드라마 '도깨비' 방영 뒤로는 목화솜이 들어간 꽃다발이 유행을 하며 졸업시즌인 이즈음 꽃집에는 목화솜이 만발이다)

어릴 때 추억을 어머님께 말씀드렸더니,
어머님도 막 웃으시며 어릴 때 목화 다래 따먹다
혼난 적 많다고 그러신다.

"우리 때야 뭐 먹을 게 있냐? 풀뿌리도 먹고, 나무껍질도 벗겨먹을 때니 그 동그란 다래가 얼마나 맛있는 간식이겄냐? 근디 그걸로 솜 틀어서 옷도 만들고, 팔기도 해야항께 어른들이 못 따먹게 했지. 아무리 그려도 고픈 배를 이길 수는 없지야. 혀서 몰래몰래 따먹다 혼 많이 났단다. 거뿐이냐? 나 어릴 땐 뱀딸기도 따먹었어야."

"오잉? 뱀딸기두요? 그거 먹으면 죽는다고 어른들이 못 먹게 하셔서 전 한 번도 안 먹었는데..."

"뱀딸기 따먹기 전에 속눈썹을 뽑고 먹으면 된다고 해서, 뱀딸기가 딱 보이면 손으로 속눈썹을 쉬익 뽑고 하나 따먹고, 또 속눈썹 쉬~익 뽑은 담에 뱀딸기 따먹고 그랬지."

속눈썹 뽑는 시늉까지 일일이 해보이시며
어릴 때 뱀딸기 따먹던 모습을 재연하시는 어머님^^

"속눈썹 뽑을 때 안 아프셨어요?"

"아픈 게 대수여? 고 뱀딸기 색깔이 빠알가니 참말 이쁘거등. 그 맛있게 생긴 걸 먹어볼라니 속눈썹 뽑는 거는 일도 아니재. 긍디 말이다, 그 뱀딸기가 그렇게 색이 고와도 맛은 하나도 없다! 아무 맛도 안 난당께~ 그래도 배고픙께 막 따먹었지. 속눈썹 쉬~익 뽑고. ㅎㅎㅎ"

"참 그러구보니 요즘엔 뱀딸기가 어디 좋다고 약재로도 쓰인대요. 어디에 좋다더라~?"

하구서 찾아보니, 뱀딸기 효능이 의외로 많다!
항암효과가 있고, 후두염, 기관지염에 좋고, 잎과 줄기는 항균작용과 면역증강에도 좋단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두통, 복통, 설사, 정신착란, 백혈구 수 감소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적당한 양을 복용해야 한단다. 뭐든지 넘치면 부족하느니만 못하다. 가장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잼을 만들어서 먹는 것이라고 한다. 풀밭이나 숲 가장자리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라 쉽게 발견할 수 있으니, 올봄엔 뱀딸기로 쨈을 만들어 봐야겠다. 두둥 기대하시라~ 뱀딸기쨈!^^  

* 뱀딸기의 효능

뱀딸기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다른 이름으로 계관과, 야양매, 사표, 지매, 잠매, 삼정홍, 용토주, 사자미, 정창약, 사단과 등이라 부르고 생약명으로는 사매(蛇苺)라고 한다.
뱀딸기는 뿌리를 포함해서 전초를 약용한다
뱀처럼 유혹적인 열매이긴 하지만 실제로 맛은 없고 서늘하다. 사매는 그 서늘한 맛으로 인해 가슴과 배의 열이 계속되는 것을 다스리는 데 효용된다. 찬 기운이 뜨거운 열을 식히는 것이다.

뱀딸기는 이른바 '항암효과가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나오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그 위상이 달라졌다. 복수암에 걸린 쥐를 실험한 결과였다. 하지만 복수암에 걸린 쥐는 쥐일 뿐이다. 암에 걸린 쥐를 실험한 것이지 사람을 실험한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기운에 따른 몸과 마음이 다 제각각이니 어떤 것이 뭐에 좋더라는 말을 맹신할 게 아니라 약이 되는 음식으로 생각해서 먹는 것이 좋을 것이다.

뱀딸기는 주로 어린잎과 열매를 먹는다. 여름에서 초가을에 이르기까지 뱀딸기의 잎과 줄기 뿌리까지 전체를 채취하여 말린 뒤, 뭉근하게 달여서 음료수처럼 먹는다. 목이 아프고 열이 나는 후두염, 기관지염등에 효과가 있다. 잎과 줄기에는 각종 항암작용 외에도 항균작용, 면역기능 증강작용이 있다고 한다. 곤충에 물린 상처, 종기, 습진에는 생잎을 짓찧어 붙이고 안질에는 뱀딸기 즙을 짜 넣으면 효과가 좋고, 덩굴을 삶아 김이 날 때 좌욕을 하면 치질에 좋다.

가장 일상적으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잼을 만들어서 먹는 것이다. 뱀딸기를 따다가 꿀이나 설탕을 넣고 뭉근한 불에 달여 잼을 만들어서 빵에 발라 먹거나 그냥 물에 타서 먹는다. 딸기요구르트나 딸기잼처럼 딸기를 먹는 요리법을 그대로 적용해도 된다. 상용하는 음식에는 뱀딸기를, 약으로는 잎과 줄기를 이용한다. 뱀딸기는 너무 많이 먹으면 두통, 복통, 설사, 정신착란, 백혈구 수 감소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적당한 양을 복용한다.

- 윗글은 https://ok153.tistory.com/38 참고

* 요즘은 목화다래로 효소도 만든단다.

* 아래는 모야모에서 찾은 목화와 뱀딸기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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