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물 공포증 있으세요"?
"그런가봐요"...
수영 시작한지 이틀 됐을까?
수강생 모두 물속으로 뛰어들어가는데 나만 못하고 있다.
이건 뭐지??
저 사람들 초보 맞아?
난 죽을 거 같은데...
지인에게 운동 추천을 받았다.
그 친구는 물개라고 봐야한다. 가족 모두다.
물에서 하는 놀이, 스포츠는 모두 섭렵하고 즐긴다.
물이 주는 치유 경험담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그래? 나도 배워볼까?
도전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고난이 될 줄 몰랐다.
남편은 남 신경쓰지 말고
일년 동안 자유형만 마스터 한다 생각하고 다니라 한다.
따로 연습하지 않으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준이었다.
안타까웠는지 아들까지 꼴지에서 구해주겠다며 일일 강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무 섭 다. 물에서 뜨기 하라는 데 한 발짝도 못 움직였다.
문득 신혼여행 때가 생각났다. 수영도 못하는 데 스쿠버다이빙 을 하다니...
패키지 안에 스쿠버 다이빙이 있었다.
남편은 수영을 하지만 난 전혀 못했기에 긴장되었다.
수영장에서 연습하고 곧바로 바다로 나갔다.
바다에 둥둥 뜨게 한 것도 무서운데
물 속으로 들어가란다....
와! 난 그자리에서 얼어 붙었다.
산소통도 있고 장정 두명이 내 팔을 잡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깟 스쿠버다이빙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바칠 수 없었다.
몇번을 시도 하는데도 안된다.
안 하겠다고 손사인을 보냈다.
그러자 다이버는 딱 한번만 물에 살짝 얼굴을 담가 보라한다.
그건 할 수 있을 거 같아 물에 얼굴을 살짝 대보았다.
바다 속이 보였다.
그런데 신기하게 무서움이 사라지는 거다.
그대로 홀린 듯 빨려들어갔다.
별주부전 토끼라도 된 듯 했다.
울긋불긋 바다식물과 물고기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다.
책을 읽다 도끼로 얻어맞듯 자연도 마찬가지다.
경이로움에 숨이 멎었다.
처음 만난 세계.
수영도 못하는데 깜깜한 바다속을 오다니 오직 지금 이 순간만 존재 했다.
세상 온갖 시끄러운 소리가 사라졌다.
고요만이 있었다.
이런 세계가 존재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물고기와 내가 둘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장엄한 생명의 순수함에 감사함도 올라왔다.
바다속도 다녀왔는데 수영장 쯤이야...
둘러보니 구조요원도 있고 사람도 많다.
다시 의식을 재배열 하기로 했다.
수영장에 빠져 못나올 것 같지만
물은 내 가슴 언저리밖에 안된다. 발도 바닥에 닿아있다.
망망대해에서 두려웠지만, 바다 속을 보고 무서움이 사라진것 처럼...
할 수 있다!
호흡하며, 몸을 이완한다. 물에 몸을 맡겨본다.
아들이 말한다.
"엄마 눈떠!"
그랬다.물안경을 쓰고 있는데 무서우니 눈을 꼭 감고 있던거다.
바다속 보듯 눈을 떠보니 물속이 훤히 보인다.
어느새 떠있는 나를 본다.
두려움은 안보여서 생기는 듯 했다.
안개가 자욱하면 무섭듯이 말이다.
살면서 이 감정과 마주하면 눈을 번쩍 뜨리라.
실체가 없음을 여실히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