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울고 있는 것인지 울음이 나는 것인지.
이쁘지는 않았지만
유니크함으로 살았는데
가끔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면 누군가 싶다.
예전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아닌 것처럼.
살은 살대로 오르고
피부는 피부대로 쭈구렁 방탱이고
머릿결은 검다 못해 시커멓고
곱슬 머리는 비가 올 때면 새싹 나듯 올라오고
비듬은 왜 그렇게 늘었는지.
내가 머리를 잘못 감아서 그런 건지
잘 안 헹궈서 그런 건지.
목에는 주름이 꽤나 짙어져서
목 수술한 주름이 가려졌다.
승모근은 화가 난 듯 솟아나 잇고
쇄골은 언제 적부터인지 찾아볼 수 없으며
흰 티셔츠 하나로 멋을 내던 젊음이 부러울 뿐이고
가슴은 처지고 쳐져서 배와 인사를 하고
가슴 밑은 때인지 살이 접혀서 거뭇하고
팔뚝은 혈액순환이 안되는지 통통하게 살이 올라
근육이라고 우기고 싶은데 절대 우겨지지 않고,
팔뚝에는 뭘 그리 울퉁불퉁 피부들이 난리를 치는지
손가락에는 무좀 같은 한포진이 올라서 여름이 지나서야 없어진다.
결혼반지를 끼웠던 네 번째 손가락에는
더 이상 결혼반지는 들어가지 않을 뿐,
매번 네일아트 받던 손톱은 더 이상 윤기를 잃었다.
삼시세끼 입맛이 왜그리도는지
뱃살은 오늘도 부대낀다.
엉덩이 아래 골반기저근은 근육이 약해져
케겔운동도 소용없을만큼 괄약근과 함께 힘을 잃었고,
엉덩이는 중력에 의해서
아래로 아래로 쳐져서 다리가 점점 짧아진다.
허벅지와 허벅지는 서로 맞닿아 키스를 한다.
무릎에는 스타카토처럼 두두둑 소리가 나고
종아리는 김장무처럼 아주 통통하다.
발목과 발의 경계를 전혀 알 수 없고
어디가 복숭아뼈인지 찾을 길이 없다.
발뒤꿈치는 그동안 퇴적층처럼 겹겹이 쌓여
나를 들어 올리고 있었고
발가락은 무좀이라면 많이 부끄러우니 모른척한다.
피부는 퍼석퍼석하고
눈은 점점 흐리멍덩하고
눈가에 주름은 점점 짙어지고
입술은 점점 얇아지고
치아는 누렇게 변해서
거울 속의 나는 내가 아닌 듯 그렇게 서있다.
내가 어색한 듯 뒷걸음질을 한다.
현실에 보이는 나와
과거의 화려했던 내가
같은 사람이라니.
나는 볼을 꼬집어 벗어나 보려 한다.
그러다 문득
울음이 난다.
눈물이 의미하는 것은
그때의 화려한 내가 아니어서 그런 건지
지금 이렇게 푸석하게 늙을 줄 생각도 못한 것인지.
연예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우아한 기품이 조금 들어있으면 좋으련만
얼굴의 모든 빛은 저 멀리 달아나고
사막처럼 건조하고 크로와상처럼 바스러지는 피부는 그늘만이 남아서 나를 채운다.
그럼에도 나는 나다.
본인 얼굴을 자세히 본 적이 없잖아요. 사실 나이가 들어감에 있어서 용기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요.
이번만큼은 한번 용기오 자신감을 내볼까요?
뭐 아무리 외면보다는 내면이 이뻐야 한다지만 보이는 모습도 본인이잖아요.
본인의 모습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천천히 설명해주세요.
절대 과장하지 말고 설명해주세요. 꼭! 위에서 아래로 묘사해주세요!
@카르페 디엠/마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