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내 인생을 막을 순 없잖아요.

폭우가 죄는 아니잖아요. 그 속에서 찾은 처마 밑.

by Malika

폭우가 내리던 봄날, 새벽에 고통에 몸부림치다 응급실로 내달렸다. 내 인생처럼 폭우로 인해 한 치의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앞으로 내달렸다.


고속도로 접어든 순간부터 가로질러 나아가는 차가 있었다.들이 나아가면서 내뱉는 물보라를 피할 마음도, 피할만한 이유도 없었다. 목적지를 앞두고 나아가야만 했다.


그렇게 달려간 병원 앞 주차장에서 고민했다.


'응급실을 들릴 것인가?'

'조금 더 기다렸다가 진료가 시작되면 일반진료를 받을 것인가?'


응급한 그 순간에도 최대한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머리를 써본다. 결국 기다렸다. 응급실까지 가면 일이 너무 복잡해지니 그냥 기다렸다.



그렇게 수술을 하기로 했다.

수술 날짜를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폭우는 그사이 멈추고 해가 나를 반겼다. 마치 내 인생은 이제부터 꽃길이라는 듯.


그렇게 내리던 폭우도 언제 그랬냐는 듯 그치는 날이 있듯이. 쨍쨍 내리쬐던 해라도 어느 순간 먹구름에 가려지듯.


내 인생을 가만히 돌아보면,

지금이 폭우가 내리는 날인지

쨍쨍 해가 내리쬐는 날인지

현재 어느 순간에 있는지 가늠이 안될 때가 있다.


그럼에도,

폭우가 내린다고 해도

해가 쨍쨍 뜬다고 해도

우리는 목적지를 향해서 가야한다.

그 목적지가 저에게는 수술인지, 당신은 회사인지, 유토피아인지, 그 어디인지 모르지만 가다 보면 목적지가 분명해질꺼예요.


이 글을 쓴뒤 폭우를 만났다. 다시금 돌아와 정자에서 비를 피했다. 언제그칠지 모른다는 두려움대신 손을 내밀었다.


폭우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하지만,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저 멀리 보이는 처마 밑으로 뛰어가 잠시 쉬어가야 해요. 그리고 한 손을 내밀어봐야 해요. 폭우처럼 내리는 비를 느껴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남들이 보기에는 아주 여유롭게 보일지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잠시 숨을 돌리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폭우가 제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오늘 많이 힘드셨죠? 돌아보면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날인지 밝은 날인지 헷갈리기도 해요. 밝은 날이면 맥주 한잔, 흐린 날이면 또 맥주를 한잔 먹으면 돼요.


나만 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나 싶을 거예요. 모든 인생은 맑은 날도, 어두운 날만 있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지금 느끼는 이러한 경험들이 훗날 하나의 양분으로 다가올 수 있도록 글을 써보는 건 어떠세요? 글로 남겨 보는 건 어떠세요?


폭우가 내리던 날, 처마 밑에서 쉬어 간 경험이 있나요?


그리고 손을 내밀어 정신없이 내리는 비를 손으로 만져본 적 있나요? 아니면 그냥 바라만 봤던 경험도 괜찮아요.


풀어서 설명하면 인생이 처참해도 여유를 가진 적이 있는지 그 의미 정도예요.



@카르페 디엠/마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