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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중년생 홍대리 May 16. 2021

편의점 수제맥주 탐방기 - 인생에일

서툰 나를 안아주는 시간

이름 : 인생에일

종족 : 페일 에일(PALE-ALE)

알콜 : 5.2%

성분 : 정제수, 맥아, 효모, 밀, 호프펠렛, 산도조절제, 효모추출물 등

         호프펠렛 : 건조 홉을 갈아서 작은 알약 형태로 만든 것이라는데... 이게 뭔가요?ㅎㅎ

별점 : ★★★★☆

한 줄 평 : 잔에 따를 때부터 기대하게 되는 산뜻한 에일의 시트러스 과일 향과 실망시키지 않는 탄산, 그리고 묵직한 맛




인생에일.

이름부터 이미 맥주시장에서 상표 특허를 출원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인생맛집, 인생치킨, 인생카페 등등 앞에 인생-이란 단어만 붙으면 뭔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애타게 찾아왔던 녀석을 드디어 만난 느낌이랄까.


짙은 캔 배경에 하얀색 글씨로 쓰인 '인생맥주'는 편의점 냉장고에서 자신의 존재를 충분히 어필하고 있었으며 위에 새겨진 '서툰 나를 안아주는 시간' 이란 문구는 마치 야근으로 지쳐 퇴근하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게다가 차가운 밤의 도시에서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는 한 남자의 뒷모습까지.

어찌 너를 놔두고 가리.


퇴근길에 득템 한 씨유 수재맥주 4종


비록 맥아, 더의 압도적인 비주얼에 시음 우선순위에서는 밀려났지만 집에서 편한 차림으로 마시는 토요일 저녁의 맥주는 단연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연남 에일' 잔에 따라서 마시는 '인생 에일'


집에서 캔맥주를 마실 때 빠지지 않는 습관이 있는데, 항상 맥주잔에 따라 마시는 것이다. 그 이유는 ↓


1. 캔 속에 숨겨진 맥주의 온전한 컬러를 감상할 수 있다. (시각적 즐거움)
2. 잔에 따를 때 풍기는 향(와인이세요?)을 느낄 수 있다. (후각적 즐거움)
3. 맥주를 원하는 만큼 벌컥벌컥 빠르게 마실 수 있다. (결정적 즐거움)


맥주를 따르고,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아, 이것이 인생에 서툰 나를 안아주는 시간의 맛인가'라는 생각은 솔직히 들진 않았고, 에일 취향을 가진 나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묵직하면서도 달콤한 맛이었다. 인생의 쓴맛을 기대한다면 소주를...




사실 나 자신을 맥주 마니아라고 생각하지만, 에일과 라거의 차이는 그저 맛과 느낌으로만 구별할 수 있는 정도이고, 상면 발효니, 효모가 어쩌고 하는 얘기는 몇 번 찾아봤지만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지인들과 마실 때 더 익숙하고 와 닿는 표현은 역시 '청량함(탄산), 묵직함, 과일향' 등일 것이다. 그래도 어디 가서 누군가 맥주 고를 때 고민하고 있다면, 같이 골라주는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흑맥주는 문외한임


최근 맥주 관련 법이 바뀌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비해 편의점에 급격히 우리나라 수제 맥주 종류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아시는 분 계신가요?) 맥주를 고르는 즐거움도 있지만, 너무 여러 가지를 동시에 마시다 보니 정작 맛있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해서 지금부터라도 이렇게 열심히 기록을 남기려 한다. 코로나가 끝나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맥주가 그렇게 맛있다는 독일에서 꼭 맥주를 마셔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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