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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랑한 마시멜로우 Apr 09. 2024

말랑한 마시멜로우 브린이 이야기

나는 브린이다. 브런치 어린이...

필명은 ‘말랑한 마시멜로우’, 브런치 입문 5개월 차다.

현재 발행글 31화, 구독자 70명, 평균 라이킷 수 40~50, 조회수 100~150 정도~

점점 구독자와 조회수, 라이킷이 올라가고는 있지만 아주 더딘 속도다.  

하지만 만족한다. 이래 봬도 마니아층이 나름 있는 작가다. ㅍㅎㅎㅎ

   

브런치 작가가 되면 신고식처럼 브런치 입문기를 올려야 되는 줄 알았다.

‘브런치 생존기’ ‘슬기로운 브런치 생활’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기로 했다’ 등의 글들이 내 눈에 들어온다.

그렇담, 나도 흉내 정도는 내줘야 되는 거 아닌가?

왜냐? 나도 브런치 작가니까...


나는 다독, 다작과는 거리가 한참 있다.

글쓰기를 배워본 적도, 글모임 언저리에도 가보지 못했고, 살아온 얘기 또한 별반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런데 어쩌다 내가 브런치에서 이런 글을 쓰고 있을까?    

 

우연히 지인과 술자리를 하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소개받았다.     


“그러지 말고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좀 올려보세요”

“에엥? 에이~~ 남사스럽구로~ 내 얘기를 생판 남들에게 오픈하다고? 이 시덥잖고 비루한 글을?”  

   

손사래가 심하고 고개가 떨쳐 나갈 정도로 흔들렸다.


그런데 오래 기다릴 것도 없이 딱 그날 밤, 내 몸속에 있는 관종기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뭐 어쩌겠어? 내가 누군 줄도 모르는데? 한번 도전해 보는 거지~

혹시 알아?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재밌다고 할지?

그렇잖아~ 사람이 맨날 고기만 먹을 순 없듯 가끔 무말랭이 같은 반찬이 올라오면 입맛 돋잖아?

내 글이 무말랭이 정도는 되겠지 뭐~'

   

첫 글 ‘나의 첫 번째 집’을 발행했다.

‘읽어주라, 눌러주라 더 눌러주라’

‘아니야~ 차라리 읽지 마라, 읽지 마라, 제발 읽지 마라’

‘괜히 했나? 발행취소를 눌러버릴까? 브런치 앱을 삭제해 버릴까?'    

조회수가 보이고 하트가 하나둘씩 올라가니 덜컥 겁이 나며 여러 마음들이 왔다 갔다 요동친다.

     

그렇다면 지금 5개월 차는 어떤가?

눈만 뜨면, 아니 자다가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조회수를 확인한다.

알림 종에 눈곱보다 더 작은 초록색 점(라이킷 신호) 하나에 울고(?) 웃는다.

가뭄에 콩 나듯 댓글이라도 달리면 아무리 초면일지라도 그들은 이미 내 오랜 지인이다.

누구라도 내 구독먹잇감처럼 보인다.     

사실은,,, 지금의 일상에 너무 집작하고 있는 나에게 탈출구처럼 세컨드 하우스 같은 이곳에서 난 또 다른 집작과 일희일비를 경험하고 있다.     


"자기야.. 오늘 라이킷 수 많다~ 앗싸~ 이 글은 좀 먹히네? "

"자기야.. 이 글은 별로인가 봐. 괜히 올렸나 봐. 발행취소해붓까?"   

 

죄 없는 울 신랑은 내 브런치 중계방송에 하루종일 시달리고 있다.   

  

"아이고, 그만 좀 하소~ 마음도 비우고 집착도 버린다드만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네 그려~"

"길쭉이 신랑~ I am so sorry입니다요~"


모르겠다. 나도 모르겠다. 내 브런치 글 도전과 내 이런 초짜 브린이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하지만 지금 확실한 건, 아직은 한참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는 사실이다.


몇 해 전 심한 갱년기와 함께 약간의 공황이 찾아왔다.

갱년기와 공황은 다른 듯, 일정 부분 닮아있다.

두근거리는 가슴, 이유 없는 불안, 심한 감정의 소용돌이, 울컥 쏟아지는 눈물, 화끈 거리는 가슴, 축축한 식은땀과 빙그르르 어지러움까지~ 무엇보다 수면의 질이 떨어져 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었다.     

과감히 운전대를 놓았고 병원 상담을 예약했다.

마음치유 명상센터에 등록했고 주말만 되면 집밖으로 신랑과 드라이브를 했다.

사람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먹고 마시고 부르고(노래) 추고(춤) 온갖 짓을 다했다.

하지만 그 작업은 한계가 있었다.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과 목마름, 그리고 잠이 먼 불면의 밤.....


그래서 결심했다.


‘나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내 이야기를 글로 써보자.  

 55년간 살아오면서 내 기억 끝에 아직까지 매달려 있는 지나온 과거를 양지로 내보내는 작업, 한때나마 내가 느끼고 겪었던 크고 작은 경험과 감정을 다시 한번 만나는 과정을 통해 내 삶을 중간정산 해보자.

누구나 처음 살아보는 삶, 때로는 부딪치고 상처받으며 또 때로는 영광과 기쁨을 맛보며 앞만 바라보고 살아냈던 우리의 삶~

내가 지금 이렇게라도 내 과거를 언급할 수 있다는 것은 한때의 아픔과 화해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지금 내 속에 그만큼의 힘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미친 듯이 나의 글을 썼고 그러면서 조금씩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바로 3년 전의 일이었다.


* 지금 내 브런치 글은 그때 쓴 내용들을 조금씩 다듬어 올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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