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곰생했어요 - 1부 조금 덜 힘들고 싶어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 나도 요즘 주말만 되면 기다리는 드라마가 있었다.
바로 송중기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이 드라마는 회사와 재벌에 충성하던 주인공이 결국 쓰임만 당하다 죽음을 겪게 되었고 과거의 재벌가의 아들로 환생한다는 스토리이다.
극 중에서 일밖에 모르던 충성스러운 주인공이 자신을 동경하는 직장후배에게 말한 ‘절대 하지 않는 3가지 법칙’이 있다.
첫째로 지시는 절대 거절하지 않는다.
둘째,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는다.
마지막, 결코 판단하지 않는다.
이를 들었을 때 나는 먼저 헛웃음이 나왔다. 회사원이 아니라 마치 신분제도 안에서 하인의 역할과 같기 때문이었다. 만약 이 법칙을 실제 직장후배들에게 말한다면 아마 “선배 오늘 뭐 잘못 드셨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나만 해도 현재 직장을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후배들이라고 군대처럼 상명하복 하면서 다닐 만큼 직장에 대한 충성도가 과연 높을까?
직장에서 더 이상 배경이 빠져있는 수동적인 업무지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힘들고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힘들다.
제34대 미국대통령 아이젠하워에게 기자가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질문한 적이 있다.
그러자 아이젠하워는 책상 위에 실을 꺼내놓고 기자에게 당겨보라고 그리고 밀어보라고 이야기하였다.
기자는 실을 당겼을 때에 실이 딸려왔지만 밀었을 때는 당연히 넘어지며 그 자리에 있었다.
그것을 보고 아이젠하워는 “리더는 밀지 않고 다만 당길 뿐입니다. 실을 당기면 이끄는 대로 따라오지만 밀면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을 이끄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지금 시대의 사람들에게 딱 맞는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직장 후배들도 더 이상 뒷짐 지며 지시만 하는 보스를 찾지 않고 이끌어줄 리더를 선호하며 기대하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나는 업무지시를 하면서 직장 후배에게 왜 하는지 그 의미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고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이전에 내가 신입사원 때에 행동했던 것처럼 이것은 이렇게 해, 저것은 저렇게 해 정도였고 후배는 내가 납득시켜야 하는 대상에 포함되는 일은 대체로 없었다.
그리고 일에 실수가 생기고 까먹거나 하면 요즘 애들은 왜 이리 책임감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한 번은 답답해서 신입사원에게 최대한 일에 대한 배경을 이해시키고 이 업무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을 해주었던 적이 있다.
그러자 일의 피드백도 금방 오고 내가 놓쳤던 부분도 잡아내는 것을 보고 깨닫게 되었다.
‘예전에는 상급자와의 소통만이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중요했지만 이제는 하급자와의 소통 또한 중요하게 되었구나.’
간단히 말하면 수동적이고 일방적인 소통은 수동적인 행동이라는 결과로 돌아온 다는 것을 몸소 느낀 것이다.
내 리더십은 그렇다면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일까?
물어볼 수도 없지만 사실 나는 좋은 직장 선배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끔씩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답답할 때 꼰대스러운 말을 하면서 조언이라는 진심으로 사람을 불편하게 했었다.
하지만 필요한 만큼의 좋은 선배로 남고자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빠르고 좋은 방향으로 업무를 끝내게 도와주고 궁극적으로 회사에서 빨리 집으로 퇴근시키는 것이 내 리더십이지 않을까?
그렇게 보면 우습게도 내 리더십은 마치 내가 원하고 고대하는 ‘퇴근’에 맞춰진 것만 같다.
■ 1부 조금 덜 힘들고 싶어
내게 보내는 질문
보스는 상대방에게 겁을 주고 하급자에게 타협하는 일이 없습니다.
리더는 반면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배경을 설명하여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이끌어 냅니다.
직장후배를 대하는 나의 모습에는 보스와 리더의 비율이 얼마나 섞여있을까요?
인용글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60627000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