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감사한 마음 가지고 살기

by 맑음

작년 5월말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아이 담임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00이가 3반 급식칭찬스티커를 훔쳤는데 3반 아이중에 훔치는걸 본아이가 있었고, 안훔쳤다고

거짓말을 해서 일주일간 벌을 받기로 했습니다." (00이는 나의 큰딸 이다)

"가볍게 넘길일이 아니고 지도가 필요한 일이니 집에서도 지도 잘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따가 아이가 집에오면 대화를 가져보고 앞으로는 이런일 없도록 주의주겠습니다."


연신 죄송하고 속상한 마음을 누르며 대화를 마쳤다.

본인이 말할까 싶어 기다렸지만,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는 저녁을 먹고 9시가 다되도록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야기를 꺼냈다.


"너 오늘 엄마에게 할말없어?"

"없는데?"

"정말 , 없다고?"

"너가 3반 급식칭찬스티커를 훔쳤는데 훔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서 담임선생님께서 전화가 오셨어."

"일주일간 벌도 받기로 했다며?" 어떻게 된일인지 엄마에게 말해봐...엄마가 정확히 알아야지....

"......"

"엄마 , 사실은 내가 훔치지 않았어. 우리반이 오늘 칭찬스티커를 받았는데 스티커 받은 친구가 급식 칭찬판에 붙이러 가는걸 따라갔어. 그런데 위에칸이 다 안찼는데 밑에 칸에 붙이길래 다시 떼서 위에칸에 붙였어.

그걸보고 다른친구가 그렇게 안해도 돼. 그러길래 다시 또 떼서 밑에칸에 붙였어요." 그냥 우리반 스티커만 만졌어,,,,

"믿어줘요, 난 훔치지 않았어, 밥 먹고 교실로 올라오는데 3반 아이들이 스티커 훔쳤냐고 그러길래 아니라고

했어, 소리가 커져서 우리반 담임선생님도 오셨는데 선생님이 훔쳤냐고 거짓말 하면 경찰,부모님 부른다고 하셔서 무서워서 제가 했어요, 그렇게 말했어요."

"훔치는걸 본 3반 친구가 있다던데?"

"그 친구는 누군지 몰라"

"여보 , 그만해... 아이가 아니라고 억울하다고 하니까 내일 선생님하고 이야기 잘 해봐."


아이는 그날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코피를 펑펑 쏟았다.

다음날 담임선생님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우리반이 스티커가 제일 많은데 왜 훔쳤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하시면서 벌은 거두고 훔치는걸 본 3반 아이와 이야기 해본다고 하셨다.

우리아이 학년은 반이 세개밖에 없다. 아이들의 수가 적다보니 나도 아이들을 많이 알고 있다.

여자아이들은 통틀어 30명이 안된다. 우리아이가 3반 아이를 모를리 없다고 생각이 들어

"훔친걸 본 친구를 말해줄수 있어?" 하고 다시 물어보니 아이는 어렵게 00이라고 말했다.

정말 의아했다.

00이는 우리아이 단짝친구 인데? 왜 그렇게 몰아세웠을까? 의문이 들어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우물쭈물 하던 아이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걸 듣는 내머리는 화염에 휩싸이는듯 분노와 혼돈으로

차올랐다.

사실은 00이에게 2학년 들어와서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다고 화장실도 변태라고 못들어오게 하고

같이 다니는 학원에서는 그아이를 포함한 여럿이서 머리를 때리고 발로 다리를 차고 이름에 욕을 붙여서 부른다고..

철저히 따돌린다고...더이상은 글로 표현을 못할것 같다.

믿을수가 없었다...같은 아파트에 살며 왕래도 많았고, 단지에서 놀때보면 즐겁게 놀던 아이들인데...

엄마들 앞에서만 아파트 안에서만 잘해준다고 했다.

2주전 무릎밑에 크고 시퍼런 멍이 들어 어디서 이런멍이 들었냐고 물어봤을때 그냥 넘어졌다고 해서

가볍게 넘어갔는데 그멍은 넘어져서 든 멍이 아니였다.

그리고 칭찬스티커 일은 3반 아이가 사실대로 이야기 했다. 훔치는걸 보진 못했고, 급식실에서 우리아이 발밑에 자기네반 스티커가 떨어져 있길래 오해했다고...

결국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오해한걸 몰아 붙인것이었다. 담임 선생님도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셨고..

그로부터 한달뒤 작은애가 단지 안에서 놀다가 유리문 틈에 손가락이 끼여 119가 오는 일이 발생했다.

아파트엔 작은애가 어울려 놀고 싶어하던 또래 아이 2명이 있었다. 그렇지만 번번히 어울리지 못했다.

같이 놀고 싶다고 그래도 잘 어울려 주지 않았다. 나도 이야기 해보고 언니인 큰아이도 잘 놀자고 해도 둘이만어울렸다. 그래,, 둘이 더 잘맞을수도 있지.. 애들도 성향이 있는데.. 별수롭지 않게 넘기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안에있는 언니 나오라고 문을 열어주고 있는데 두아이들이 뒤에서 보고 있다가

한명이 다른애에게 문을 닫으라고 말하고, 그 말대로 뒤에서 갑자기 닫아버려서 왼손이 벽과 문사이 틈에 끼어버렸던 것이다. 너무 깊이 들어가 도무지 뺄수가 없어 119를 부르고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와 울며 부들부들 떨었다.

차가 밀리는 시간대여서 30분정도 지나, 119가 도착하고 소방대원 분들의 수고와 노력끝에 겨우겨우

손을 빼내었다.

쫙 눌린 손을 붕대로 싸고 구급차로 병원을 가는데 아이들도 나도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다.

뼈는 괜찮은데 살이 많이 눌려서 괴사가 올수도 있다고 했다. 다행히 일주일 뒤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우리는 한숨 돌릴수 있었다.

그냥 넘어갈수 없는 일이였기에, 큰아이 작은아이를 가해한 여러 아이들의 엄마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명확히 이야기 하고 가해 아이들이 우리아이들에게 직접 사과를 하게했다.

큰 아이는 학원을 끊고 학교에서 하는 상담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애는 뇌수막염이 왔고, 3달뒤는 시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몸과 마음이 황폐해져 있는데 안좋은 소문이 귀에 들어 왔다. 내가 무서운 엄마라고.. 어린애들이 놀다 그런것을 사과까지 하게 했다고 .. 작은애일에 대한 소문이었다.

나를 단지안의 엄마들이 피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알수없는 감정이 복받치면서, 내 지긋지긋한 인생과 사람들이 싫었고 무섭고 너무 외로웠다.

내가 무엇을 그리 잘못해서 유년시절도 성인이 된 지금도 안좋은 일이 계속 오는지...

우리애들과 내가 무얼 그리 잘못했는지... 피해자는 우리인데... 참 서럽다...

우울감이 심하게 밀려와 일하러 갈때와 장볼때를 빼고는 거의 바깥외출을 하지 못했다.

더 깊고 어두운 굴속에 들어간 내 마음은 나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얼굴은 거무죽죽하고, 눈은 슬펐다.

모든것은 자책감으로 돌아와 나를 시달리게 했다.

아버님을 여의고 힘든 와중인 남편은 내게 이런말을 했다.


"고난을 극복할수 있는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모르겠어..."

"여보, 내가 복지사 실습했던 교회 목사님께 극복하는 힘에 대해 여쭤봤는데, 그건 상황에 감사하는 태도와

마음이라고 말씀해 주셨어.."

"이게 아무것도 아닌것 같지만 자꾸 하다보면 지금의 상황을 불평만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일꺼야.."


감사를 어떻게 찾지? 왜 나는 평탄한 적이 거의 없을까? 울며 겨자먹기로 감사를 한개씩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강압적인 육아태도로 인해 주눅들어 있던 큰아이의 마음이 보였다.

다른사람에게 자신의 말을 잘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삼켰던 큰 아이의 마음.. 아이의 마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또 아이의 친구관계에 무심했던 나를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나는 내가 주장이 강한 사람이였다는걸

37년만에 알았다.

상황을 불평하지 않고 감사한 부분을 생각하니 비로소 무엇이 보이기 시작했다.

큰 아이는 상담을 받고 자신을 나타내는 법을 배웠고, 엄마인 나도 너의 생각을 표현하고 삭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주면서 엄마에게 서운했던것 등등 여러가지를 말할수 있게 하고 있다.

큰 아이는 작년과 몰라보게 자신의 마음을 곧 잘 표현하고 마음 고생을 하면서 좀 단단해진 느낌이다.

작은아이도 손이 아무탈이 없고, 아버님 보내드리면서 어머니 그리고 친정 부모님에 대한 마음도 고치고 있는 중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작은 아이 사고 났을때 옆에서 걱정하고 도와주셨던 이웃분들 관리사무소 직원분들 119 대원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빛과 그림자가 있듯이 모든일은 양면이 있다고 몸으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것 같다.

지금은 굴속에서 중간지점정도 와 있는것 같다. 아직도 아이들일에 관련되었던 아이들과 엄마들은 가끔씩 마주치고 할때 아직도 힘이든다.

시간이 지나고 상황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타인의 입장도 더 보려고 노력한다면 극복이 되던지 마음이 좀 편해지던지 하겠지...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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