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보고 싶으면 엄마 사진 보면 돼"

시로 쓰는 육아일기

by 진아

엄마가 없어도, 엄마가 있어서.



왁자지껄 와글와글
아이들의 목소리로

공기마저 소란스러운 달님반 한쪽 벽에는
아이들의 가족사진들이 가득하다


한 아이가 블록놀이를 하다
힐끗,
사진 속 엄마를 본다
록을 더 높이 쌓아보아도

블록을 더 길게 이어 보아도
엄마에게는 안 닿는지 금세 울상이다



아이는 스윽 블록을 밀어 두고
살그머니 사진 앞으로 간다
환하게 웃고 있는 엄마를 보고는

그제야

저도 씩 웃는다



오도카니 서있는 아이에게
선생님이 다가와 말을 건다

"사랑이 뭐해?"
아이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제자리로 돌아가 다시 블록을 쌓아 올린다



아이는 힐끔 엄마를 본다

엄마와 눈을 맞춘다

아이는 씨익 혼자서 웃는다

엄마랑 같이 웃는다



엄마가 없어도

엄마가 있어서

아이는 외롭지 않다

아이는 슬프지 않다



가족사진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아들

"어머님~ 사랑이가 가족사진 보는 걸 좋아해요."


얼마 전 아이의 하원 시간에 담임선생님께 그 말을 들을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이가 선생님에게 엄마, 아빠, 동생을 소개해줬다길래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밥을 먹으면서 아이와 대화를 하다가 생각지 못한 말을 들었다.


"사랑아,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뭐했어? 재미있었어?"

"응. 오늘 비눗방울 놀이했어. 옥상 놀이터에서"

"우와, 사랑이 신났겠네."

"응. 엄청 재미있었어."

"그럼 오늘은 엄마 안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어. 근데 괜찮아."

"우리 사랑이 씩씩하네."

"어린이집에 엄마 사진 있어. 엄마 보고 싶으면 엄마 사진 보면 돼."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와 떨어져 지내면서도 틈틈이 엄마 생각을 했을, 너무도 작은 아이가 안쓰러웠다. 가족사진 앞에 서서 엄마를 보고 있을 아이의 뒷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사랑이 엄마 많이 보고 싶었구나. 그래서 슬펐어?"

"아니! 어린이집 재밌는데?"


아이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자라 있었다. 엄마보다 더 씩씩한 네 살배기 아들이 어쩐지 든든하게 느껴졌다.


때론 부모가 자식과의 분리를 더 받아들이지 못한다고들 한다. 아이들은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는데 부모 눈에 자식은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법이니. 매년 3월이면 어린이집 입구를 떠나지도 못하고 서성거리는 부모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강하다. 부모와의 애착이 안정적이고, 상황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다면 부모와의 분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때 부모의 역할은 내 아이를 무조건 믿어주는 것이다. 부모가 불안해하고 걱정하면 아이들은 그 마음을 바로 느낀다고 한다.


너무나 대견하고 씩씩한 아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그래, 아들. 우리는 앞으로 떨어져 지낼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질 거야.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단다. 엄마는 어디서든 너를 생각하고 응원하며 기다릴 테니까. 그리고 우린 반드시 다시 만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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