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어떤 빛깔 앞에서도 아름답다
시로 쓰는 육아일기
아이들의 빛깔
8월의 어느 날
아이들의 사진을 찍다가
문득,
아이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빛깔은
초록이구나
싶었다
짙은 녹음 아래
아이들의 몸짓이
더욱 싱그러웠다
초록을 드리운 아름드리와
연둣빛으로 뻗어 오른 잔디는
오직 아이만이 가진 푸름과 더없이 잘 어우러졌다
아이들이 발 딛고 선
짙푸른 초록은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러다 또
문득,
아이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빛깔은
초록만은 아니구나
싶었다
흐드러지게 쏟아지는 벚꽃 비 아래에선 연분홍이
작은 꽃씨 싹 틔운 민들레 틈바구니에선 노랑이
아가 손바닥을 닮은 붉은 단풍잎 위에선 빨강이
별처럼 조용히 내려 쌓인 흰 눈 위에선 하양이
반딧불이 총총 날으는 짙은 어둠 속에선 검정이
아이들에게 꼭 맞는 빛깔이 될 것이다
아이들은 제 안에
이미
아롱다롱 무지개 빛깔을 모두 품고 있다
어떤 빛깔 앞에 서더라도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제가 지닌
찬란한 마음 빛 덕이었다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다 보면 배경이 무엇이든 그렇게 아름답게 보일 수가 없다. 특히 계절의 빛깔을 담은 자연을 배경으로 한 사진들은 어떻게 찍어도 그림 같다.
날씨가 좋아서, 하늘이 예뻐서, 꽃이 피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곰곰이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아직까지 하나로 규정되지 않은,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아이들 덕분이었다.
아이들이 지금의 아롱다롱 한 무지갯빛을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다채로운 빛깔을 지닌 어른이 되면 좋겠다.
초록과 잘 어울리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