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 난초향 가득한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
시로 쓰는 육아일기(번외 편-우정)
E.Y에게
너를 만나고 돌아선 내게선
언제나 푸른 난초향이 났어
그윽하게 퍼지는 향기는
너를 만나지 못하는 한동안에도
피부 가득 배어
나의 어두운 시간마저 향기롭게 채워주었어
넌 내가 언제나 든든하다고 했어
그러면서도 항상 내 걱정을 했지
살아가다 보니
넘어지고 멈추게 되는 순간이 꽤 많았어
너와 인연이 닿은 후로
그 고비마다
자주 너를 떠올렸어
그럴 때면 너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내게로 네 손을 드리웠지
결코 끊어지지 않을
나만을 향한 동아줄
네 손을 붙잡고
소리 없이 오열하기도
힘겨웠던 마음을 일으키기도 했어
그게 얼마큼의 위안인지
가늠할 수 없었어
토요일 아침 7시 45분
머뭇거리지 않고 누를 수 있는 네 전화번호와
월요일 밤 10시 20분
두말도 없이 왕복 한 시간의 거리를 달려오는 너의 발걸음이
내게 누구도 주지 못했던
안정과 평화를 주었어
감사한 일이지
너와 나의
우연보다 더 극적인 인연이
고마운 일이지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지 않은
너와 나의 마음이
그러고 보면
그늘 질 틈도 없이
눈부신 햇살 내리 쏟던 7월의 어느 날
너와 처음 만났지
그래서였나봐 너와 나 사이에
자그마한 그늘조차 없는 건
매양 푸르른 싱그러움이 가득한 건
지란지교, 그 낯선 사자성어를 체감하게 하는 우정이 내게는 있다. 어려운 순간에 힘이 되고, 벅찬 순간엔 행복이 되는 소중한 인연이다. 그런 우정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살맛 나는, 좋은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