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을 잡고 걷다가

시로 쓰는 육아일기

by 진아

너의 손을 잡고 걷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는

높이가 다른 두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었다
작은 아이의 더 작은 손을 맞잡으려
아이와 맞닿은 한 쪽 어깨를
아름드리 버드나무 가지 드리우듯
아래로 아래로 축,

늘어뜨린 나
나의 제법 큰 손을 잡으려
나와 맞닿은 한 쪽 팔을
다 자란 해바라기 꽃대마냥

위로 위로 쭉,

치켜든 너



그 부자연스러운 자세,

비대칭의 몸
그것이 주는 묘한 안정감
세상 가장 자연스러운
너와

나의

이어짐




첫째는 11개월에, 둘째는 9개월 말미에 걸음마를 시작했다. 아이가 걷기 시작하고 그 걸음걸이에 익숙해질 때쯤 아이의 작은 손을 잡고 자주 산책을 나갔다.


아이는 내 손가락 하나도 다 움켜쥐지 못하는 그 작은 손에 힘을 꼭 주었다. 그러고는 세상을 향해 조심스럽게 한 발 두 발 내딛었다. 그런 아이를 보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찬 감동 그 자체였다.


서로의 높이가 맞지 않아 아래로 내리고 위로 치켜든 두 팔은 너무나 부자연스러웠다. 그러나 그 자세에 기대어 세상을 탐구하는 아이와 그런 아이의 지지대가 되는 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안정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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