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못을 꾸짖었지만 실은 내 마음을 쏟아낸 거였다 너무도 작은 네게로 너무도 큰 내 마음이 울컥울컥, 왈칵왈칵 쏟아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 이미 너는 울고 있었다 네 전부를 잃은 듯 서럽게 온 얼굴로, 온몸으로 울고 있었다
엄마, 미안해요 겨우 내 반절쯤 되는 작디작은 네가 물기 어린 목소리로 그 말을 꺼냈을 때 그제야 네 주변으로 쏟아진 붉고 검은 내 마음들이 보였다 네게로 얼룩진 선명한 내 마음들
몸을 낮추어 네 발 앞에 무릎을 굽혔다 여전히 들썩이는 네 두 어깨를 말없이 끌어안았다 가라앉은 우리의 마음이 살포시 겹쳐졌다 엄마도 화 내서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한 발 늦은 내 말이 이미 쏟아진 내 마음을 흔적 없이 쓸어 담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가만히 가만히 네 등을 쓸어내렸다 네 어깨의 들썩임이 천천히 사라지고 내 몸을 살짝이 밀어낸 네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햇살보다 별빛보다 밝은 미소로
너는 내게 말했다 엄마, 이제 놀자!
아이의 잘못을 꾸짖을 때 최대한 이성적으로 행동하려 하지만 가끔은 너무 지쳐서, 너무 힘들어서, 너무 버거워서 이성은커녕 지극히 감정적인 나를 만나게 된다. 조금만 지나고 생각해보면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왜 그렇게 화를 냈던가, 아이에게 큰 소리를 질렀던가 후회가 된다.
한 번만 더 참을 걸...
조금만 더 부드럽게 말할 걸...
잠시만 더 기다려볼 걸...
그런 내게 먼저 손 내미는 건 언제나 아이들이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나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 오늘도 부족한 엄마를 온 마음으로 사랑해준, 두 꼬맹이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고마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