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못을 꾸짖었지만 실은 내 마음을 쏟아낸 거였다

시로 쓰는 육아일기

by 진아

미안해


네 잘못을 꾸짖었지만
실은 내 마음을 쏟아낸 거였다
너무도 작은 네게로
너무도 큰 내 마음이
울컥울컥, 왈칵왈칵
쏟아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
이미 너는 울고 있었다
네 전부를 잃은 듯 서럽게
온 얼굴로, 온몸으로 울고 있었다



엄마, 미안해요
겨우 내 반절쯤 되는 작디작은 네가
물기 어린 목소리로 그 말을 꺼냈을 때
그제야
네 주변으로 쏟아진
붉고 검은 내 마음들이 보였다
네게로 얼룩진
선명한 내 마음들


몸을 낮추어 네 발 앞에 무릎을 굽혔다
여전히 들썩이는 네 두 어깨를 말없이 끌어안았다
가라앉은 우리의 마음이 살포시 겹쳐졌다
엄마도 화 내서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한 발 늦은 내 말이
이미 쏟아진 내 마음을
흔적 없이 쓸어 담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가만히 가만히
네 등을 쓸어내렸다
네 어깨의 들썩임이 천천히 사라지고
내 몸을 살짝이 밀어낸 네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햇살보다 별빛보다 밝은 미소로

너는 내게 말했다
엄마, 이제 놀자!




아이의 잘못을 꾸짖을 때 최대한 이성적으로 행동하려 하지만 가끔은 너무 지쳐서, 너무 힘들어서, 너무 버거워서 이성은커녕 지극히 감정적인 나를 만나게 된다. 조금만 지나고 생각해보면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왜 그렇게 화를 냈던가, 아이에게 큰 소리를 질렀던가 후회가 된다.


한 번만 더 참을 걸...

조금만 더 부드럽게 말할 걸...

잠시만 더 기다려볼 걸...


그런 내게 먼저 손 내미는 건 언제나 아이들이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나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 오늘도 부족한 엄마를 온 마음으로 사랑해준, 두 꼬맹이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고마운 날이다.


사랑한다. 사랑아, 봄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