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정인’이라는 입양아 학대 사건을 다루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평소에도 아동폭력, 아동학대, 아동 성범죄 등과 관련된 기사나 뉴스는 잘 보지를 못하는데, 이번 사건은 정말 클릭해서 끝까지 스크롤바를 내리기 위해 몇 번의 심호흡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 분노에서 시작된 감정은 결국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감정에 가닿았다.
내 아이 키우느라 바빠서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말이 가장 좋은 핑계였다. 분명 내 주변 어딘가에도 학대받고, 폭력에 노출되고, 가난에 허덕이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함께 살아갈 귀한 생명들이 어디에선가는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생을 버티고 있을 것이다. 들리지 않았고 보이지 않았던 것인지, 듣지 않았고 보지 않았던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 아이가 더 나은 세상에 살게 하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과연 내 아이 배 불리게 먹이고, 따듯한 방에서 재우고, 사랑의 손길로 어루만지는 것,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아니 해야 하는 일의 전부일까? 그렇게 자란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이토록 어둡고 잔인한 이면이 존재한다면 과연 내 아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마음은 무너지고 머릿속은 하얗게 질리는데 뭐라도 써야 할 것 같아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어야 할 것 같아서 타닥타닥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구역질처럼 올라오는 내 안의 분노가 오늘의 분노로 끝나지 않기를 기도한다. 눈을 뜨고 귀를 열어 작은 아이들의 외침을 듣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애써 찾아보고, 힘껏 분노하고,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하며 꺼져가는 생명에 작은 불씨를 던져야겠다.
누군가 불행한 세상에서 나만 행복한 것은 진짜 행복이 아니니까. 세상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니까. 결국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라는 이유, 그 이기적인 이유에서 출발하는 마음일지라도 조금은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미 국민청원은 끝났지만, 관련 글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셨으면 하는 마음에 청원 홈페이지를 링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