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받아들이게. 우리 모두는 ‘나는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없어.’라고 생각하지. 또 사랑을 받아들이면 너무 약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레빈이란 현명한 사람이 제대로 지적했네. ‘사랑이야말로 유일하게 이성적인 행동이다.’라고 말이야.”(104쪽, 세상 첫 번째 화요일 )
(전략)그러나 교수님은 부드러운 면 셔츠만 입었고 셔츠는 늘 교수님의 마른 몸에 헐렁하게 걸쳐 있었기 때문에 마이크는 아래로 축 처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는 매번 손을 뻗어 마이크를 고쳐 달아야 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교수님은 즐거워하는 듯했다. 그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이와 같은 물리적인 애정이 필요했다.(151쪽, 가족-다섯 번째 화요일)
“우리가 이야기한 어떤 주제보다도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네. 사실 가족 말고는 사람들이 딛고 설 바탕이나 안전한 버팀목이 없지. 병이 난 이후 그 점이 더 분명해졌네. 가족의 뒷받침과 사랑, 애정과 염려가 없으면 많은 걸 가졌다고 할 수 없어. 사랑이 가장 중요하네. 위대한 시인 오든이 말했듯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멸망한다네.”(152쪽)
“세상 사람들은 젊음을 강조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잘 들어 보게. 젊다는 것이 얼마나 처참해질 수 있는지를 나는 잘 알아. 그러니 젊다는 게 무조건 멋지다고는 말하지 말게. 젊은이들은 갈등과 고민, 결핍이라는 느낌으로 늘 시달리고 자신의 인생이 비참하다며 나를 찾아오곤 한다네. 너무 괴로워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면서 말이지.”
(중략)
“미치, 난 나이 든다는 사실을 껴안는다네.
“…… 나이 드는 것은 단순한 쇠락이 아니라 성장이야. 그것은 곧 죽게 되리라는 부정적인 사실, 그 이상이지. 그것은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이해하고 그 덕분에 더욱 좋은 삶을 살게 되는 긍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네.”(184쪽~185쪽, 나이 드는 두려움 – 일곱 번째 화요일)
교수님은 누구와 함께 있으면 그와 완전히 시간을 공유했다. 그 사람의 눈을 응시하고 세상에 오직 그 사람밖에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중략)
“나는 다른 사람과 온전히 함께 하는 시간이 있다고 믿네. 그건 상대방과 정말로 ‘함께’ 있는 것을 뜻해. 지금처럼 자네와 이야기하고 있을 땐 난 계속 우리 사이에 일어나는 일에만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네. 지난주에 나눴던 이야기는 생각하지 않아. 이번 금요일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지. 코펠과 인터뷰를 할 일이나 먹어야 하는 약에 대해서도 생각하질 않아. 나는 지금 자네와 이야기를 하고 있어. 오직 자네 생각만 하지.”(205쪽, 사랑의 지속 – 아홉 번째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