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사람의 미래를 좌우하는 ‘수저’가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금수저로 태어났지만 자신이 불만스럽고 세상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에 고마운 일은 없고, 잘못은 남 탓이라 여기고, 만사가 짜증스럽습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만 정서적으로 빈곤합니다.
이들은 흔히 부모의 소유물처럼 살아왔거나, 무엇인가 잘해야만 인정을 받는 조건부 사랑을 받았거나, 돈으로 외부인의 손에 맡겨져 자란 사람들입니다. 보무와의 정서적 유대감 결핍으로 인한 ‘애착 손상’이라는 발달 트라우마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입니다. …… 그래서 저희는 이들을 정서적 흙수저라고 부릅니다.
이와 반대로 경제적으로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외적 자극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과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생 대본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로 화목한 가정에서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 연결 속에서 정서적 양육을 풍요롭게 받은 사람들입니다.
통장이 두둑하면 여유가 생기듯이 정서적 통장이 가득 채워져 있는 사람은 느긋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현재 사정이 어렵더라도 희망찬 금빛 비전을 선택할 줄 아는 ‘정서적 금수저’입니다.(12쪽~13쪽, 프롤로그)
애착의 핵심은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달려와주고 내 편이 되어줄 거라는 믿음과 기대‘입니다. …… 아이가 최소한 만 2세가 될 때까지는 양육자가 옆에서 지켜주며 양육과 보호를 하는 것이 길게 보면 아이에게 ‘기본 신뢰감’이라는 엄청난 이득을 줍니다.
기본 신뢰감이 있으면 세상이 안전하게 느껴져서 학교 적응도 쉽고, 선생님과도 잘 지내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의 욕구가 있어서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유연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기본 신뢰감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서 상처 받거나 두렵거나 난관에 처했을 때 다시 돌아갈 안전한 피신처가 아이의 내적 작동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본 신뢰감은 정서적 금수저들을 더욱 긍정적이고 풍요로운 경험으로 이끌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105~1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