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랑하는 마음이 뭐야?
아이와의 대화 4
잘 시간이 되어서 누웠는데 그날따라 사랑이는 잠이 오지 않는지 계속 자세를 바꿔가며 뒤척였다.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함께 나누며 아이의 배와 가슴 어디쯤을 토닥여주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내게 물었다.
"엄마, 사랑하는 마음은 뭐야?"
아무런 맥락도 없이 훅 들어온 아이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하나 싶었다. 그 질문 자체가 너무 귀하고 예뻐서 함부로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는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으로 내 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내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음, 사랑하는 마음은 엄마가 사랑이를 생각하는 마음이야."
아이를 마냥 기다리게 할 수는 없어 오래 고민할 틈 없이 툭, 나오는 대로 던진 대답이었다.
내 답을 들은 아이는 다시 물었다.
"봄이는?"
"엄마가 봄이를 생각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이지."
"아빠는?"
"엄마가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이지."
"안돼!"
"왜?"
"엄마는 사랑이만, 봄이는 아빠랑!"
아마도 엄마는 자기만 사랑하고, 봄이는 아빠가 사랑해주라는 말인 듯했다.
"그럼 사랑아, 사랑이가 생각하는 사랑하는 마음은 어떤 거야?"
"엄마야."
순간 말문이 막혔다. 1초의 틈도 없이 바로 나온 사랑이의 대답에 반사적으로 코끝이 찡해졌다. 사랑이에게 사랑은 아직까지는 오직 엄마, 나였다.
요즘 들어 자기주장과 고집이 더욱 강해지는 사랑이를 돌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참고 참다가 훈육이라는 명분 하에 화 난 내 감정을 쏟아내기도 하고, 4살 아이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힘들어 훈육을 시도하다가 너와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며 아이를 두고 먼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적도 있었다. 아이는 마음이 가라앉아 내게로 와서 "엄마"하며 나를 부르는데 내 마음은 하나도 정리가 안되어 "엄마 지금 너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라며 아이보다 더 아이처럼 굴 때도 있었다.
사랑하는 마음은 곧 엄마라는 아이를 보며 뭉클하고 행복한 마음만큼이나 애잔하고 짠한 마음이 동시에 올라왔다. 애착 1호인 엄마를 동생과 나누기엔 너무나 어린, 그래서 매일이 참 힘든 우리 집 첫째 사랑이.
그날은 끝내 엄마랑 둘만 자고 싶다고 해서 봄이가 안방에서 신랑과 함께 잠든 것을 확인하고는 사랑이를 안고 놀이방으로 갔다. 놀이방에 이부자리를 펴고 누워 몇 번 토닥여주니 이내 잠이 들었다.
그 하룻밤이 여전히 엄마의 사랑이 고픈, 우리 사랑이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었기를 바란다.
사랑해요, 엄마. 너의 고백에 심쿵♡
사랑아, 엄마도 너를 언제나 변함없이, 진심으로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