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바스티안은 10살 난 소년으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로 넋을 놓은 듯 살고 있고, 바스티안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한 채 외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뚱뚱하고 못생겼으며 약골인 바스티안에게는 마음을 나눌 친구조차 없다. 그런 바스티안이 잘하는 일이 딱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야기를 지어내는 일이었다.
어느 날 바스티안은 등굣길에 친구들의 놀림을 피해 우연히 ‘고서점’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의 주인 코레안더 씨가 읽고 있던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을 보게 된다. 바스티안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그 책을 훔쳐서 도망친다. 도둑질을 했다는 생각에 집으로 돌아갈 수도, 학교에 갈 수도 없다고 생각한 바스티안은 학교에 창고에 숨어 책을 펼친다.
책의 내용은 위험에 빠진 환상 세계에 대한 것이었다. 환상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는 현실 세계의 아이가 환상 세계의 ‘어린 여왕’에게 새 이름을 주어야 했고, 바스티안은 자신이 그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바스티안은 환상 세계로 들어가서 여러 고난을 겪으며 끝내는 환상 세계를 구해낸다. 그 과정에서 바스티안은 현실을 살아갈 큰 깨달음을 얻어서 현실로 돌아온다.
바스티안은 가장 위대한 자, 가장 강한 자, 가장 똑똑한 자이고 싶은 게 아니었다. 그 모든 것은 지나갔다. 원래 모습으로 사랑받기를 바랐다. 착하든 못됐든, 아름답든 추하든, 똑똑하든 멍청하든 상관없이 자신의 모든 약점도 함께. 아니면 바로 그 약점 때문에 사랑받기를.(603쪽)
바스티안은 여전히 아이처럼 아이우올라 부인에게 응석을 부리는 것을 즐겼다. 부인의 과일도 처음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아주 맛있었지만, 점차 엄청난 식욕은 진정되었다. 바스티안은 덜 먹었다. 부인은 그걸 알아차렸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부인의 보살핌과 애정도 받을 만큼 받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욕구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정도로 마음속에서 전혀 다른 종류의 갈망, 지금까지 바스티안이 전혀 느끼지 못했고 모든 면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소원들과 다른 욕망이 깨어났다.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하는 갈망이었다. (629쪽)
바스티안은 갈증이 가실 때까지 마시고 또 마셨다. 기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득 찼다. 살아 있다는 기쁨, 그 자신이라는 기쁨이. 이제 바스티안은 다시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에 속하는지 알게 되었던 것이다. 바스티안은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제일 멋진 점은 바스티안이 이제 원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설령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한 가지를 골라도 됐더라도 다른 걸 선택하지 않았으리라. 이제 바스티안은 알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형태의 기쁨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기쁨들은 단 하나의 기쁨, 즉 사랑할 줄 안다는 기쁨이라는 것을. (6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