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엄마와 나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이다. 엄마뿐이었지만, 엄마만으로 완벽했던 시간의 기록이다. 오랜 세월 혼자 두 딸을 키워낸 엄마에게 바치는 딸의 헌사이자, 고단했던 세월을 위로하는 나의 작은 속삭임이다.
내가 엄마 뱃속에 둥지를 튼 그날부터 우리의 사랑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어쩌면 엄마에게 남편이, 내게 아빠가 있었다면 우리의 이야기는 조금 덜 애틋했을지도 모른다. 아빠는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때부터 조금씩 엄마 곁을 떠나고 있었다. 남겨진 엄마는 홀로 나를 품었고, 아홉 달을 견뎌 세상에 내어놓았다. 그리고 당신의 생을 바쳐 나를 사랑했다. 엄마에게 나는 딸이고 남편이며, 친구이고 애인이었다. 나 역시 그런 엄마를, 보통의 딸들보다 더 열렬히 사랑했다. 어찌 보면 특별하지만 들여다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야기다. 자식을 위해 당신의 삶을 희생하는 엄마는 흔하고,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자식은 드무니까. 다만 아빠의 몫까지 짊어져야 했던 나의 엄마는 조금 특별했고, 그런 엄마의 희생이 늘 애잔했던 나는 조금 유난했다. (프롤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