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득 이 시를 읽는데,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부를 전하지 않은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요. 글 쓰는 사람이 안부를 전하는 일은 꾸준히 글을 쓰는 일인데,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매일 브런치를 들락거리며 적어도 이틀에 한 번씩은 글을 쓰던 저였는데요. 아차. 여기서 ‘글’이라 함은 제 마음과 삶을 담은 글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꾸준히 서평은 올려왔습니다.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진짜 글을 못 쓰게 될까 봐요..)
설 연휴 직전이었습니다. 자려고 누운 방 안에서 갑자기 숨을 조여 오는 불안에 휩싸였습니다. 어둠 속에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으면서 이대로 있다가는 못 살 것 같은 공포가 느껴졌어요. 안방 문을 열고 뛰쳐나와, 거실 창을 열고 한겨울 냉기를 그대로 맞았습니다. 그렇게 해도 숨이 자꾸만 차올라 거실 불을 모두 켜고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일시적인 일이었지만,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5년이 지나는 동안, 이번이 세 번째? 네 번째? 그쯤 되는 것 같습니다. 자주 있는 일이라기에는 까마득하고, 빈번하다기에는 일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이벤트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도가 좀 셌어요. 공포의 깊이가 꽤 깊었거든요.
특별한 일이 있었던 날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잠을 깊이 자지 못한 날들이 꽤 이어졌었고, 복직을 앞둔 불안으로 스트레스가 과했던 모양입니다. 다행히 그날 이후로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스스로 불안과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가벼워지려고 간단한 스트레칭도 다시 시작했고, 잠도 충분히 자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날의 일과 이전에 비슷하게 겪었던 두세 번의 경험은, 어쩌면 연예인들이 텔레비전에서 말하는 일종의 ‘공황’ 증상인 듯합니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이 신체적인 반응을 일으켰다고 할까요. 남일인 줄 알았던 일이 저에게도 일어나니, 현대인에게 정신과적 질환이 일상이라는 누군가의 말이 실감이 납니다.
스무 살 이후로 한 번도 쉬어본 적 없던 일을 5년이나 쉬다가 복직을 하려니 긴장이 높아졌던 것 같습니다. 제 맘 같지 않던 육아에 매진하던 동안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기도 했구요. 그러는 사이에 또 저를 찾겠다고 잠을 쪼개어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매달렸던 시간이 체력을 앗아갔던 것도같습니다.
제 얘기를 쓰자면 그날 밤의 공포를 한 번은 이야기해야 하는데, 브런치 이곳의 구독자 중에는 제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어서(특히나 이 글을 읽으며 걱정이 태산일 우리 엄마까지) 쉽게 글문을 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제법 안정이 되었고, 스스로 몸을 돌보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용기 내 안부를 전합니다.
아마도 3월 복직을 하고 나면 글을 쓰는 일이 더 요원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꾸준히 쓰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은 잃지 않겠습니다. 복직 이후에는 육아에 대한 이야기보다 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 이야기, 수업 이야기, 교육 이야기를 더 자주 쓰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엄마로서의 정체성은 여전할 테니 간간이 육아 에세이도, 육아 시도 쓰겠지만요.
늘 응원해주시고,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 분들께 안부를 전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지요?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몸도 마음도. 꼭.
*참, 그동안 이곳에 써왔던 백 편에 가까운 육아시들은 오늘 모두 발행 취소를 했습니다. 기회를 봐서 투고라는 것을 한 번 해볼까 해서요.^^ 발행할 때마다 같은 부모의 마음으로 읽어주시고 따듯한 댓글 주셨던 모든 분들께 죄송함과 감사함을 함께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