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으려면 내 안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

당신 안의 길( 안상학)

by 진아

[시 쓰는 여름] 열네 번째 시



당신 안의 길(안상학)

누군가 말했지
당신 자신이 대체 무엇인지 답을 찾고 있다면
반드시 저 산을 올라야 한다고

그 사람은 죽고
그 말을 들은 누군가 저 산으로 들어갔지

그렇게 길이 나고 길이 나고 길이 난 산으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 올라갔지

산 위에 있던 누군가 말했지
여기가 아니라고 여기엔 없다고

누군가는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또 다른 저 산을 넘어야 한다고 말했지

세상의 길이 생겨난 까닭이지

그런데 말이지
정말이지 당신이 무엇인지 답을 찾고 있다면
산이 아니라 당신 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싶어

당신이 당신을 찾을 때쯤이면
세상의 길들은 하나하나 지워지고
오직 당신 안으로 들어선 그 길 하나 남겠지

당신이 당신을 두고 어딜 가겠어
마침내는 그 길 하나도 사라질 때까지
당신 안에 당신 살길

출처: <남아 있는 날들은 모두가 내일>



여러분은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분명히 알고, 주관을 지키며 살아가고 계신가요?


저는 오랫동안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채로 살았어요. ‘내가 어떤 사람이지?‘라는 고민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해야 된다는 생각을 못했다는 게 더 적절할 것 같아요.) 그게 뭐가 됐든 주변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은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하다못해 흉내라도 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야겠다 여겼던 거예요. 가끔은 '내가 좋아서 하는 거야'라며 스스로를 속이기도 했던 것 같아요. 크고 작은 결정들은 물론이거니와, 행동의 방향도 나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세상의 잣대를 기준으로 삼았어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과정을 겪어오셨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 봅니다. 우리 사회에서 미션으로 정해놓은 일들(입시, 진학, 취업, 연애, 결혼, 출산, 육아 등), 이미 좋고 나쁨으로 구분되어 있는 직업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의 모습과 그렇지 않은 삶의 모습들. 교과서처럼 이미 정해져 있는 삶의 길을 두고, 나의 욕구와 가치관에 집중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요?


'당신 안의 길(안상학)'은 제 생각에 일침을 가한 시였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누군지 알기 위해 남들이 오르는 산을 오릅니다. 그 산에 자기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른 목소리에 따라 다시 새로운 산에 올라요. 그런 이들에게 화자(시 안에서 말하는 사람)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말이지 당신이 무엇인지 답을 찾고 있다면/ 산이 아니라 당신 안으로 들어가라고 말하고 싶어'


내 안으로 들어간다는 건 어떤 걸까요. 누군가의 이끌림에 나를 무조건 맡기지 말고, 내가 나를 직접 이끌라는 것이겠지요. 나를 들여다보고 나에게 집중하라는 것일 테고요. '당신이 당신을 두고 어딜 가겠어', 정말입니다. 끝까지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뿐이에요.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

내 마음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만의 길을 열어가는 것.

그러기 위해, 내가 나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것.


시가 남긴 큰 과제입니다. 잘 해내기 위해, 저도 제 안의 길을 잘 찾아가 보겠습니다. 여러분도 밖에서 길을 헤매지 마시고, 안으로 안으로 성큼 들어서시기를, 그리하여 '당신 안에 당신이 살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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