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아랫목에 앉아 엉덩이 밑으로 두 손 넣고 엉덩이를 들었다 놨다 되작거리다보면 손도 마음도 따뜻해진다. 그러면 나는 꽝꽝 언 들을 헤매다 들어온 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다.
출처:<울고 들어온 너에게>, 창비, 2016
김용택 시인의 시를 무척 좋아합니다. 교단에 계셨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어렵지 않은 시어로 따스함을 표현하는 감수성도 참 좋습니다. 지난 주말, 이 시를 이번주의 시로 골라놓고, 오늘 이른 아침 인스타그램에 시배달을 했습니다.
제가 오늘 이 시를 골랐다는 것을 학교 아이들이 눈치챘던 걸까요? 오늘만 제 품에 안겨 운 아이가 넷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꼭 시의 한 장면처럼 울고 들어온 아이를 맞이하는 입장이 되었어요.
한 아이는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한 아이는 자기 자신과의 갈등 때문에, 한 아이는 이번에 받은 성적 때문에, 한 아이는 진로에 대한 고민 때문에 울었습니다. 둘은 제 발로 저를 찾아와서 ‘상담을 해도 되냐’ 묻고는 봇물처럼 속내를 쏟아냈어요. 하나는 이미 그 아이의 문제를 알고 있던 제가 불러서 요즘 어떠냐 물었다가, 폭풍 같은 사연을 들었습니다. 또 하나는 수업에 들어갔는데 표정이 너무 좋지 않아서 ‘무슨 일 있냐’ 한 마디 건넸다가, 꺽꺽 소리 내며 우는 아이의 사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마법처럼, 이른 아침 이 시를 읽고 쓴 덕분에 네 아이를 그저 안아주었어요. 쭈뼛거리는 한 아이에게는 용기 내어 묻기도 했습니다.
“샘이 한 번 안아줄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이었나 봅니다. 대단한 조언이나, 현명한 충고보다는 따스한 품으로 받아주고 안아주는 것이요. ‘울고 들어온 너에게(김용택)’라는 시 덕분에, 오늘 하루 조금은 괜찮은 어른으로 아이들 곁에 있어줄 수 있었습니다. 품에 안겨 울던 네 아이의 밤이, 낮보다는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덧붙여.
집에 돌아오니 일곱 살, 다섯 살 두 꼬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를 외치며 품으로 뛰어듭니다. 원하는 만큼 힘껏 안아주었어요. 저의 두 아이도 머지않아 친구와 정체성, 성적과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순간을 맞이하겠지요. 오늘 네 아이를 안아준 마음으로, 아니 그보다 더 깊은 마음으로^^ 따스히 감싸주고 싶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