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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Nov 14. 2023

곧 셋째가 나올 것 같습니다.

셋째 아이 말고, 세 번째 책입니다.^^

셋째라는 이야기에 깜짝 놀라 클릭을 한 지인들이 있을 듯합니다.^^ 제목의 셋째는 셋째 아이는 아니고, 세 번째 책입니다.


어쩌다 보니 첫 책 출간 이후로 매년 한 권씩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우연과 운명이 뒤섞여 지금 이곳에 서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시작은 정말 우연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운명처럼 이곳까지 왔습니다. 첫 책을 쓰던 때만 하더라도, 계속해서 책 쓰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조차 하지 못했어요. 첫 책을 출간한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책은 못 쓰겠다고 생각할 만큼 지쳤고요. 첫 책을 쓰던 과정에서 선량작가님과 정아작가님을 만났고, 정말 다시는 책을 못쓰겠다 생각하던 그때에 두 분과 함께 두 번째 책 투고를 시작했습니다. 아마 두 분이 아니었다면 결코 두 번째 책을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어쩌면 저의 책 쓰기는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큰 이벤트로 끝났을지도 모르겠어요.


두 번째 책의 투고 과정에서 세 번째 책의 출간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런 일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기에 기쁘다기보다는 얼떨떨했습니다. 직접 기획서를 작성한 책이 아니었기에, 초보작가였던 저는 출판사의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오래 헤맸습니다. 믿고 기다려주신 출판사 대표님 덕분에 세 번째 책의 원고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첫 책 ‘엄마만으로 행복했던 날들’은 제 뿌리인 엄마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여긴 엄마 이야기를 쓰면서 그동안 엄마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사실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 생각했던 엄마 이야기에 공감해 주신 독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개인의 서사가 집단의 공감으로 확장되는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첫 책을 통해 저는 오랜 세월 엄마를 생각하면 함께 떠오르던 마음의 무게를 털어냈습니다. 당신의 생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생이었던 것 같다던 엄마에게 다시없을 큰 선물을 했어요.



두 번째 책 ‘쓰다보면 보는 것들’은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겨우 책 한 권 낸 초보 작가가 글쓰기를 말할 수 있을까 두려웠어요. 그 마음을 다독이고 일으켜준 선량 작가님과 정아 작가님 덕분에 초보작가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모두 썼습니다. 글쓰기의 출발부터, 글쓰기 과정에서 겪었던 슬럼프, 글쓰기를 지속하는 힘에 관해 할 수 있는 모든 말들을 쏟아부었어요. 진심이 통한 것인지 첫 책보다 훨씬 더 많은 독자분들을 만났습니다. 두 번째 책 덕분에 잊힐 뻔한 첫 책까지 덩달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도 생겼어요. 지역방송이기는 하나, 인천에 있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진행된 한 시간짜리 책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습니다. 북토크도 해보고 인스타 라방이란 것도 처음 해보았어요. 첫 책을 통해 알을 깨고 나온 저의 글쓰기는 두 번째 책을 통해 걸음마를 했습니다.


세 번째 책은 아이들을 키우며 생각하고 다짐한 이야기들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어떤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제 나름에 답을 기록한 책입니다. 아직 제목을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만, 아이들의 표현력 교육과 닿아 있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제가 사랑하는 ’시’와 엮은 책이라는 점에서 정말 뜻깊은 책이에요. 첫 책과 두 번째 책이 제 안에 있는 이야기를 모두 꺼내놓은 책이라면, 세 번째 책은 처음으로 자료를 찾아가며 쓴 책이기도 합니다.


처음 제안을 받고 시와 아이들의 표현력, 시와 자녀 교육을 매끄럽고 부드럽게 엮으면서 의미도 갖춘 책을 쓸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쓰는 내내도 ’이 방향이 맞나? 이 시보다 더 적절한 시는 없을까? 이 에피소드보다 더 의미 있는 에피소드는 없을까?’ 수도 없이 고민하고 고쳐쓰길 마다하지 않았어요. 최종 탈고를 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생각보다 제 삶 깊숙한 곳까지 ’시‘가 들어와 있다는 것과, 아이들의 키우는 마음에 ’시적 감각’이 배어 있다는 것이었어요. 진심을 다해 썼고, 진심이 통했는지 출판사에서도 따뜻한 글이라는 답을 주셨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듬뿍 불어넣은 책이었는데, 그 마음을 딱 알아주시니 참 기뻤습니다.


세 번째 책이 곧 나올 것 같다고 썼지만, 아직 후반 작업이 한창이라 출간일이 언제일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예약 판매는커녕 아직 인쇄 작업이 시작된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 출판사 대표님으로부터 출간과 관련하여 좋은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출간일이 확정되면 어떤 일이었는지 짜잔! 하고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래 기다린 책인 만큼, 저도 책의 실물이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아무쪼록 셋째도 많은 분들의 손에, 마음에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출간일이 정해지면 또 쪼르르 달려와 알리겠습니다. 자식 자랑은 부모 말고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


얼른 세 번째 책을 들고 독자님들을 찾아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늘 읽어주시는 독자님의 이름을 떠올리며, 감사함을 가득 담아 좋은 글을 오래 쓰는 작가가 되겠다 다짐해 봅니다.


십일월 찬 바람에 몸은 한껏 움츠러드는 날들이지만, 마음만은 오월의 햇살 아래 선 날들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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