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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뮤 Feb 14. 2022

바야흐로 개인이 반짝이는 시대

아무나 할 수 있는 퍼스널 브랜딩!

나는 한때 기업에서 브랜드의 브랜딩을 고민하던 마케터였다. 내가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실무를 맡게 되던 때만 해도 사실상 기업들이 이제 막 너도 나도 SNS 채널을 개설하며 소비자와의 '소통'에 방점을 찍어가던 시절이었다. 그 누구도 앞서간 선구자란 딱히 없었고 모두가 처음 새로운 곳에 첫 발을 내디딘 상황이다 보니, 옆에 경쟁사가 뭘 어떻게 하더라 하면 우리도 어떻게든 해야 하는 일이 돼버렸고, 딱히 같은 인더스트리 안에서의 경쟁자가 아니더라도 어느 기업이 SNS 채널로 마케팅을 그렇게 잘한다더라 하면 바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돼버리곤 했다.


그렇게 모두가 우왕좌왕하던 가운데 SNS 채널의 양방향 소통이란 키를 손에 쥐고 점차적으로 단순한 마케팅의 행위를 넘어선 브랜드의 '브랜딩'에 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고 그때까지 기업에서 브랜딩을 안 하고 있었을까? 그런 의미가 아니다. 우리에게 각종 디지털 미디어가 손에 쥐어지기 전과 후의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아마도 SNS라는 매체가 등장하기 전에 기업에서 할 수 있었던 브랜딩이란 솔직히 아주 단순한 일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저 브랜드가 표방하는 메시지를 광고를 통해 지속적으로 송출하고 소비자의 인식 속에 각인시키는 작업이었다. 그 외에 할 수 있는 일이란 단순한 홍보 이벤트 정도가 부수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SNS의 등장은 이제 기업에게 일방적인 메시지 주입을 허락하지 않는다. 고객들도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고 기업에서 일방적으로 떠들 수 있는 특권 따위는 사라졌으며 솔직하게는 메시지 소통의 주도권이 기업보다는 소비자의 손에 쥐어진 지 오래다.


이 막강한 채널들의 등장과 함께 개인의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되려 기업이 파워풀한 개인으로부터 마케팅의 힘을 빌어보려는 세상이다. 그만큼 영향력 있는 개인의 힘이 시장에 미치는 파장 더 크고 대단하다는 의미이다.




사실 정말 우스운 것은 그렇게 기업 블로그와 SNS 계정을 모두 기획하고 담당하던 내가 정작 내 개인의 블로그와 SNS를 운영하자고 생각을 하니 도무지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가늠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러한 브랜딩의 행위가 개인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당최 해보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퍼스널 브랜딩이란 거대한 흐름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탓이다. 위대한 육아전쟁의 한 복판에서 세상의 흐름을 미처 따라갈 겨를조차 없었다는 나름의 정당한 변명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며 잡아떼는 수밖에.


바쁘게 돌아가는 온라인 세상으로 날 초대해줬던 고마운 후배 덕분에, 아무 영문도 모르고 블로그를 시작했다. 정말 어떠한 목적이나 이유도 생각을 못하고 그저 해야 한다니 일단 뛰어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은 너무도 개인적인 나의 일상을 가끔씩 지인들과 공유하는 정도의 생활 기록부였다. 모두가 그러하듯, 무심한 척 은근히 '자랑거리'가 생겨야 올릴 수 있는 그런 공공연하고도 은밀한 장場 말이다.


내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도 사실 이 '기록의 힘'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 해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저 블로그를 잘 운영해서 이웃이 많이 늘어나고, 파워 블로거가 되고 인플루언서가 되면 그것이 내게 수익화가 된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만 던져줬을 뿐. 그러나 단순히 수익화를 주목적으로 덤벼든다면 기록의 과정은 그야말로 지루한 '일'이 되어 버린다.


그런 단순한 실리적 목적일단 차치하고, 그저 지난 1년간 내가 잘 보여줄 수 있는 '나의 관심사'를 정보성 콘텐츠로 꾸준히 기록을 해보니, 비록 이웃 1000명을 만들지도 못했고 파워 블로거도 못 되었지만, 나의 콘텐츠가 쌓여가면서 어떠한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주고 있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은 이제 나의 자랑거리를 자랑하는 장소가 아니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을 꾸준히 그러나 조용하게 기록하는 중요한 브랜딩의 툴이 되었다.




이제야 깨닫게 된다. 바로 브랜드가 추구하던 그 브랜딩의 공식이 절대 기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말이다. 브랜딩을 하기 위한 기본 원칙은 기업에게나 개인에게나 사실상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브랜드가 브랜딩 하는 방법을 개인의 브랜딩에 적용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가장 우선적으로 '나'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내가 드러내고 싶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

가상의 '나'를 만들어내라는 의미는 아니다. 퍼스널 브랜딩의 전제는 그야말로 '나'를 고,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2) 메시지를 정해야 한다.

- 내가 드러내고 싶은 나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메시지를 정하라니 무슨 광고 슬로건처럼 외칠 내용을 정하라는 게 아니다. 그저 나의 일상을 매일 기록하며 꾸준함을 드러내는 것도 하나의 메시지이다. 따라서, 내가 드러내고 싶은 '주제'를 명확히 하는 의미이다.


3) 대상을 뚜렷이 타기팅 한다.

- 내가 속하고 싶은, 내가 만들어가고 싶은 커뮤니티를 규정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의 소통에 집중한다. 이때같이 '유유상종'이 큰 힘을 발휘하는 때가 또 있을까. 즘 세상의 빛나는 개인이란 사막에서의 오아시스가 아니라 수많은 클로버잎 사이에서 발견되는 네 잎 클로버와같다.


4) 나의 메시지를 꾸준히 기록한다.

- 이 부분이 결국 성패를 가르지 않나 싶다.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꾸준히 지속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기업이 광고를 멈추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드러내고 싶은 나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이 '기록'이라는 부분이 키포인트가 되었다. 그기에 그 어느 때보다 '글쓰기'가 중요해졌고, 나만의 콘텐츠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이제 선택이라기보다 사실상 필수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퍼스널 브랜딩을 외치고 있다. '왜' 해야 하는지는 수도 없이 들었으니 이제 '어떻게'하면 되는지가 궁금할 터이다. 그러나, 브랜딩을 하는 데 있어 가장 본질적인 것은 내가 퍼스널 브랜딩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세우는 것이다. 무엇에든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머잖아 의미를 못 찾고 길을 잃어버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자. 그리고 나를 드러내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정립하고, 내가 드러내고 싶은 나의 모습을 정의해보자. 그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딩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남들만 할 수 있는 뭔가 대단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야흐로 나 개인이 오롯이 반짝이는 별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을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 월 한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브랜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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