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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뮤 Jun 01. 2022

오페라 상식 #2 <세빌리아의 이발사> by 로시니

앞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을 살펴보았다. 이번에 이야기를 풀어볼 작품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흥미롭게도 피가로의 결혼과 스토리가 모두 이어져 있다. 프랑스의 작가 피에르 보마셰의 3개의 희극으로 이루어진 트릴로지(trilogy)중 첫 번째 스토리를 근거로 작품이 만들어졌는데, 피가로의 결혼이 바로 두 번째 스토리를 근거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이다. 시간상으로는 모차르트의 작품이 30년 앞서 등장했지만 이야기의 순서상으로는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먼저 일어난 일이다. 시간 순서대로 작품을 접한다면 좀 더 매끄러운 연결이 될 수도 있겠으나, 어떤 작품을 먼저 접하더라도 두 작품 간의 연결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기에 순서는 크게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의 작곡가인 죠아키노 로시니(Gioachino Rossini)는 19세기 전반에 걸쳐 활약하며 오페라 부파(Opera Buffa-코믹 오페라) 장르로써는 유럽 무대에 돌풍을 일으켰던 장본인으로, 그가 즐겨 활용했던 벨 칸토(Bel Canto-아름다운 노래) 창법이 이후 벨리니, 도니제티로 이어지며 이태리의 화려한 오페라 전성시대를 여는 근간이 되었던 작곡가이다.

'벨 칸토' 창법이란 빠른 기교와 우아한 레가토(Legato- 계속되는 음과 음 사이를 끊지 않고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하는 법)에 의한 서정적인 선율을 중시하는 창법인데, 로시니는 그것에 현란한 장식음을 더해 특유의 세련된 벨칸토를 창조해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Vs '피가로의 결혼'


두 작품 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겹치는데, 같은 인물이라도 작품에 따라 보이스 타입(Voice Type)이 달라지는 점이 흥미로운 요소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등장하는 여 주인공, 로지나는 메조소프라노로 여성들 중 음역대가 낮은 성악가들이 담당하는 역할인데, 극 중 알마비바 백작과의 성공적 혼인 이후 '피가로의 결혼'에서 백작부인으로 등장하며 소프라노가 이 역할을 담당한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는 테너(남성의 높은 음역대)로 등장했던 알마비바 백작이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바리톤(낮은 음역대)으로 등장하는데, 다소 젊은 남성의 목소리로부터 조금은 중후해진 남성의 목소리로 세월의 변화를 꾀한 듯 보이지만, 두 작곡가가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협의하게 보이스 타입을 선정한 것은 아니니 공교로운 조화일 따름이다.


사실 오페라 잘은 몰라도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아리아가 한 가지 등장하는데, 얼마 전에는 TV 광고에도 등장했던 곡으로 '피가로 피가로 피가로'를 수차례 반복하는 아리아이다. 피가로를 이리도 열심히 반복을 하기에 많은 분들이 '피가로의 결혼'에 등장하는 아리아인 줄로 착각을 하지만,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등장하는 곡으로 어찌 됐건 간에 두 작품에 등장하는 '피가로'가 동일 인물인 것은 맞다.

얼마나 익숙한 곡인지 참고적으로 들어보시도록 바리톤 김주택 님의 공연 영상을 첨부한다.




이외의 다양한 오페라 상식과 작품의 스토리 라인은 팟캐스트 방송으로 들어보실 것을 권해 드리겠습니다. 앞서 피가로의 결혼 내용을 들어보신 후 이번 방송을 이어 들으신다면 두 작품을 연결 지어 이해하실 수 있어 재미가 배가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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