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마뮤 Nov 15. 2022

오페라 상식 #8 <라 보엠> by 푸치니

연말 즈음이면 꼭 찾아오는 공연들이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시작되는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라 보엠' 역시 그중에 하나인데, 도대체 이 제목이 무슨 소리인가 싶으신 분들이 많으실 것 같다.

프랑스어로 라 보엠(La Boheme)은 직역을 하자면 '보헤미아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실제는 다른 의미로 통용되는 단어이다.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15세기경부터 프랑스에서는 집시를 '보엠'이라고 불렀는데 그들이 체코의 보헤미아 지방에 많이 살았기 때문이고 또한 이들이 프랑스로 많이 흘러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애초의 시작은 '집시'였으나 19세기 후반부터는 사회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젊은 예술가들을 집시족, 즉, 보엠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여 이 오페라의 제목인 '라 보엠'은 자유분방한 젊은 예술가들을 일컫는 의미가 된다.


이 작품은 프랑스의 소설가 '앙리 뮈르제'의 자전적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 정경'을 원작으로 하는데, 푸치니 역시 밀라노 음악원 시절 젊고 가난했던 예술가의 삶을 스스로 경험한지라 이 작품에 더욱 깊이 공감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 가능한 부분이다. 이태리의 또 다른 오페라 작곡가 '레온카발로'와 이 작품을 두고 일어났던 갈등 상황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데, 푸치니와 친구 사이였던 레온카발로가 '라 보엠'이란 작품을 쓰려고 준비 중에 푸치니에게 대본을 보여주었단다. 그런데, 푸치니가 먼저 오페라를 발표해버렸고 레온카발로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쳐갔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푸치니는 두 작품의 아이디어가 다르다는 한마디로 응수했다니 그가 내 친구였다면 기꺼이 주먹이 먼저 날아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더 좋은 작품으로 복수하겠다며 레온카발로는 그로부터 1년 뒤 작품을 발표했지만, 평론가들의 호평은 얻었으나 대중은 푸치니의 작품에 손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그러게 지금까지도 푸치니의 '라 보엠'을 매년 만나고 있으니 비운의 주인공 레온카발로에게는 그저 '쏘리'할 수밖에...


오페라 라보엠을 이야기하면서 스토리는 동일하지만 현대의 스토리로 재해석된 뮤지컬 '렌트'를 빼놓을 수는 없다. 두 작품 간에 약 100년의 시간적, 시대적 차이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약간의 배경 스토리를 위에 담아 보았는데, 좀 더 상세한 백그라운드와 작품 이야기는 방송을 통해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뮤지컬과 비교 차원에서 부록으로 '렌트'의 음악 몇 가지 함께 소개해드렸어요!

12월 초 국립 오페라단에서 '라 보엠' 공연을 올릴 예정에 있어서, 방송을 들으시고 실제 공연을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연결하여 관람도 가능하시다는 정보 담아 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페라 vs 뮤지컬, 뭐가 다른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