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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뮤 Jan 30. 2024

오페라 상식 #17 <나부코> by 베르디

 오페라를 떠올리면 왠지 뭔가 어렵고 나와는 거리가 있을 것 같다고 느끼시는 분들 많으시잖아요? 사실 그런 분위기에 한몫 더하는 게 아마도 우리가 흔히 보는 광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럭셔리 제품을 광고할 때 배경 음악으로 오페라 아리아가 종종 등장하거든요. 뭔가 조금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제격이란 뜻이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고급스러운 음악 속에 담긴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아침 드라마에서 김치 싸대기를 때리는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참 많아요. 바꿔 말해보면, 세기를 거듭해도 오래전 극장에서 오페라를 즐기던 사람들이나 오늘날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정주행 하는 우리가 흥미를 느끼는 스토리는 결국 거기서 거기란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탈리아 역사상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손꼽히며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추앙받는 베르디가 성경 속에 등장하는, 왠지 아주 경건할 것 같은 소재를 빌어와 가족 막장 드라마를 드라마틱하게 만들어놨습니다. 바로 '나부코' 이야기인데요, 이 작품은 베르디가 오페라 작곡가로서 굳건한 입지를 세우게 해 주었던 그의 초기 성공작입니다.


이 작품의 배경은 기원전 6백 년 경의 이스라엘과 바빌로니아(지금의 이라크)가 주 무대입니다. 바빌론이 예루살렘을 침공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들의 고국에서 쫓겨났는데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바빌론의 왕이었던 나부코(느부갓네살)의 왕좌를 두고 부녀간에 쟁탈전이 일어나는 막장 가정사예요. 너무나도 유명한 스타워즈 속의 대사 '암 유어 파더'를 뒤집는 '암낫 유어 파더(I'm not your father)'가 등장하는데요, 나부코의 왕좌를 노리던 그의 큰 딸 아비가일레가 실은 나부코의 친딸이 아니었던 거죠. 그녀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해명해 줄 사람은 나부코의 부인밖에 없을듯한데, 아쉽게도 오페라 속에 그녀의 자취는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진짜 출생의 비밀이지 뭡니까 관객들한테도 안 알려줌으로 마무리하다니..


베르디는 너무도 사랑했던 아내를 일찍 여의었어요. 그렇게 슬픔과 좌절에 빠져 있던 그에게 성공을 가져다준 작품이 바로 '나부코'인데요, 그에게 단순히 성공만을 안겨준 건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사랑을 만났거든요. 으아니~ 아내 없으면 세상이 끝날 것 같던 사람이 어떻게 그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네, 사랑은 그런 거죠.

베르디가 어떻게 다시 행복을 찾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알아두면 부티 나는 오페라 상식>을 통해 들어보시죠. 언제 나와 같이 가벼운 수다를 잔뜩 버무려 알려 드리겠습니다.

방송 들으러 가보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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