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슬랩 식탁도 나이를 먹나요?

아침에 일어나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는 편인가요?

by 지각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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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어머머머~이거 식탁 불량 아니야?”


거실 서재화 열풍이 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먼 시골에서 대도시로 이사를 나가야했다. 아이와 함께 보낸 풍경 같은 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동네 허름한 가구공방을 찾았다. 사장님은 통나무에 칠이나 코팅을 하지 않고 열기로 찌는 방식으로 식탁을 만드신다고 하셨다. 이사 갈 곳의 주소를 말하자 흔쾌히 새 집으로 운반해 주시기로 하셨다.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사장님은 무거운 식탁을 어린아이 썰매를 태우듯이 부드러운 천 위에 올려서 끌고 오셨다.

“사장님, 여기까지 직접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예~?아....실은 가구공장이 여기 대도시에 있어요. 가구는 워낙 운반이 힘들어서 사람들한테 팔려면 도시근처가 유리하잖아요. 저희야 댁이 가까워서 배송하기 수월했죠~”



순식간이었다. 시골에서의 추억을 간직하자던 우리의 계획은 집에서 십 분 거리 공장에서 만들어진 식탁으로 대체되었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드디어 우리 집 거실에도 성인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커다란 식탁이 왔으니까. ‘우드슬랩’ 이름만 들어도 반쪽 엉덩이는 벌써 카페에 와 앉은 느낌을 주는 것만 같았다. 헌데 요놈은 예민해서 다루기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집에게는 말이다. 종이접기에 폭 빠진 딸아이가 무심코 내려놓은 가위 자국과 먹다 흘린 김치국물이 나무 결에 고스란히 남았다. 흔적이 하나 둘 늘어갈 때 마다 고민의 무게도 늘어갔다. ‘이게 식탁이야,,,신주단지야,,,’. 매직이나 펜이 묻은 자리에는 물파스를 발라 지워주고 움푹 파인 곳은 견과류로 칠해주었다. 극진히 돌봐온 지 삼 년이 지났다. 나무 식탁에는 점점 가족들의 흔적들이 남았고 고스란히 추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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