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여행
간간히 여행을 즐기는 터라 여기저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러 많이 다니기도 하지만, 유독 남해안 쪽인 통영, 거제등은 한 번도 발길을 돌린 적이 없음으로 400km 남짓 되는 너무 먼 거리라는 무게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해 보기로 한다.
날씨는 화창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봄 꽃들은 가는 곳마다 환한 미소로 꽃잎을 열고, 잠깐의 차량 정체가 지루함을 부르기도 하지만, 이후로 막힘이 없는 도로는 시원스레 우리의 길을 열어주고, 간간히 머무는 휴게소에는 온갖 먹거리들이 우리를 유혹하니 '아니 먹을 수 없었노라'가 되어 색색의 간식거리를 사들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다.
달리고 달리다 보니 어느새 경남 통영이다.
통영의 중앙 전통시장은 활어시장이 주가 되어 사람들은 회거리를 사느라 분주하게 시선을 돌리고, 우리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볼거리, 구입할 물건을 고르고 나서, 통영 하면 꿀빵이 유명하다 하여 꿀빵 가게를 찾아 시장 골목을 나선다.
골목을 막 벗어나고 보니 꿀빵 구입처가 나란히 있고, 그곳에 사람들이 줄을 쭉 서서 기다리고 있다.
그곳이 이름난 유명한 꿀빵 가게인가 싶어 줄을 서야 하나 망설이다 시선을 돌려 거북선이 전시된 곳으로 가 눈 호강을 한 다음, 횡단보도를 건너 줄을 서지 않은 꿀빵 집으로 직행, 쌀로 만든 여러 속재료들의 꿀빵을 구입하고, 동피랑 벽화마을에 들러 아기자기한 벽화와 통영의 바다풍경을 감상한 다음, 내려와 다음 목적지로 출발, 다음 목적지는 복자 윤봉문 요셉의 성지이다.
복자 윤봉문 요셉의 성지에 도착, 복자 요셉의 업적을 살펴본 다음, 성모님 옆에 놓인 기도 촛불에 불을 밝히고 나서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가득히 담는다.
우리는 서둘러 목적지를 향해 출발하고, 20여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숙소에 도착, 고단한 짐을 풀어놓는다.
보통 우리 여행지의 숙소는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국립 자연휴양림을 주로 이용하는데, 이번 여행은 새사람이 들어와 처음 여행을 함께 온 터라 좀 더 개인 공간이 필요한 이유가 되어 아이들이 복층 펜션을 예약한 것 같았다.
아주 만족스러운 숙소이기에 비싼 숙박비만큼의 역할을 하겠거니 하며 비용계산은 쑥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어 버린다. 그만큼의 만족감을 주었다고나 할까. 그냥 여기 남해 바다의 일부 풍광을 보면서 여행 내내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저녁식사는 주변에 있는 하나로마트에서 찬거리와 햇반을 사 오고, 삼겹살과 맥주 소주, 기타 여러 간식거리를 사 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게 먹고, 마시고, 웃고, 즐기니, 새벽 한 시가 넘어가고 있어 서둘러 우리 방으로 들어와 장시간 여행의 노고를 푼다.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의 적적한 소리는 물결이 바람과 더불어 리듬을 맞추며 찰랑이는 고요한 소리로, 자장가를 들려주는 듯 스르르 잠이 들었다.
거제의 아름다운 일출을 보기 위해 정보를 검색한 다음 일출시간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는 어느새.
긴 여행의 노고가 있음에도 남해 일출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새벽에 잠을 깼다. 어슴푸레한 눈으로 아침의 바다를 보니 아직은 해님의 기상시간이 아닌 듯하여 숙소 데크에 나가 하늘을 보니, 이미 일출이 시작된 듯 서서히 하늘도, 바다결도 환해지고 있음을 감지하며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출 시간을 잘 못 알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며 또다시 검색창을 여니,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새벽시간에 졸음에 겨워 검색한 결과치인 것을 정말 신뢰하고 있었던 내 잘못이었다.
하여 자연스럽게 포기, 아침 햇살과 함께 반짝이는 윤슬의 빛나는 물결을 감상하며 사진 컷을 연신 눌러댄다.
드디어 2일 차의 아침이 시작되었고, 아이들의 조용한 적막에 우리도 함께 고요의 시간을 즐기기로 한다.
8시 반 즈음이 되니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고 아침 식사와 오늘의 일정이 전달된다.
2일 차 아침의 바다는, 바람 솔솔, 햇살 맑음, 윤슬의 아름다운 반짝임으로 시작되었으나, 오전을 벗어나기 전 하늘빛이 잿빛으로 점점 바뀌어가고, 비 올 확률은 90% 내지 95%로, 그러데이션 효과를 넣어가는 듯 조금씩 어두운 색채가 하늘빛에 뒤섞여가며 하늘의 어두운 마음을 드러내 가고 있다.
식물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니, 보타니아는 수많은 식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바다를 끼고 있으니 순천만 국가 정원의 식물들의 풍경과 또 다른 아름다움을 기대한 터라, 보타니아의 관광은 망설임이 있을 수 없었으나, 야속한 봄비가 하필이면 오늘, 우리 가족이 남해에 머물러 있는 이 시간에 온단다.
비가 오니 유람선의 일정을 한 번으로 줄인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두세 번 정도는 외도로 출항하는 유람선이었는데, 오늘은 한 번으로 운행을 하는 것 같았다.
이제는 우리의 망설임과 선택의 시간이 온 것이다.
유람선의 출발시간과 외도에 도착 시간, 우리가 외도에 머문 시간에 비 올 확률은 90% 이상, 이미 선택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외도에 도착하는 시간부터 비가 내리면, 비에 젖으며 그들을 보아야 하는 우리와, 비를 맞으며 우리를 대면해야 하는 그들을 생각해야 했다. 하여 과감히 포기, 다른 볼거리를 찾아 검색을 시도해 본다.
숙소에서 20여분 거리에 학동 흑진주몽돌해변이 검색창에 잡힌다. 유명한 해변이라 마음이 당기기는 한다.
학동 해금강 도로에는 거제시 동부면 학동에 위치한 '학동흑진주 몽돌해변'이 있다.
학동흑진주 몽돌해변은, 남해안의 맑고 깨끗한 물이 거센 파도에 의해 까만 몽돌을 굴리며 자글자글 자연의 소리를 낸다고 하고, 그 소리는 우리나라 자연의 소리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소리라고 하며, 해금강으로 가는 도로는 매력적인 드라이브 코스라고도 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볼거리라고도 하니 거절할 수 없는 우리로서는 전원 오케이로 선택의 종지부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