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지 않음에 분노한다. 이 부조리한 세상의 온갖 모순과 불합리, 편법, 사라진 정의, 권력의 횡포, 그런 것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이 그저 자신의 안위와 자신과 직접 관계된 것에만 열을 올리는 사람들.
그러나 나는 어찌 이처럼 단정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몰랐던, 묵인하고 눈감았던, 그리고 여전히 알고 있지 못하는 그 많은 부조리에 대해서 나는 왜 분노하지 않는가. 그저 내가 알고 있고, 내가 느끼는 분노로 타인의 무관심과 냉대를 향해 또 다른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