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졌지만 살아있습니다.

I’m sorry

by 날다람쥐


우리말에 없는 표현 중에 하나인

‘I’m sorry’ 라는 말을 좋아한다.


드라마 sex and the city 장면 중 하나로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잃은 미란다에게

사만다가 건네는 저 한마디가 가지는 의미를

그때는 몰랐다.


누군가에게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이 나에게 단 1퍼센트라도 영향을 미치지도

내가 그 일을 만든 것도 아닌데

그들은 상대방에게 말한다.


미안해,


종종 유감이다. 라는 단어로 의역되고는 하는데

좀처럼 그 느낌을 잘 살리지는 못한다.


내가 아빠의 장례식에서 듣고 싶었던 말은

저말이다.


‘I’m sorry’


아빠가 지병이 있던 것도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런 우리아빠가 갑자기 죽어버렸는데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 어떻게 돌아가셨어? ‘


응! 차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두개골이 쪼개졌어

응! 평생 술만 먹다가 간암으로 죽었어


이런 말이 듣고 싶은 걸까?


이미 인생에서 다시는 겪을 수 없는 슬픔을

속성으로 밟고 있는 자에게 아물지도 않은 가슴을

송곳으로 찔러 내려 버렸던 사람들의 말.


물론 그들의 의도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나의 슬픔에

‘I’m sorry’ 라고 말해줄

딱 한명이 필요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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