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 다리를 접질렀어 !
등산을 갔다 오다 다리를 접질렀다.
뛰지도 않았고 경사진 곳도 아니었는데
바보같이 접질러 버렸다.
평소에도 산에서 자주 삐끗했는데
이번에는 컸다. ‘딱’ 하는 소리가 난 건 물론이고
다시 걷지못할 것 같은 아픔이 찾아왔다.
30분 동안 휴대폰으로 염좌인지 골절인지
찾아보느라 앉아있었다.
일단은 하산은 해야 겠느니 천천히 걸어보았다.
많이 아프지 않으니 괜찮겠지 하면서
평소엔 30분도 걸리지 않을 하산길을 1시간을
걸어왔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아빠가 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당장 회사에서 달려나와 나를 업고 내려갔을거다.
나보다 몸무게도 적게 나갈텐데도 그랬을거다.
항상 그랬다. 아빠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지옥불도 걸어갈 사람이었다.
한밤중에도 내가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고 하면
옷을 갈아입고 편의점을 갔다.
내가 가끔 시외버스를 타고 집에가면
버스가 터미널에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내가 조금이라도 힘들까봐 버스가 내리는 곳 바로 옆에서 차를 대어 두고는 ,
서른이 넘었어도 우리를 어릴 때 별명으로 불렀고
일찍 일어나면 막내여동생이 자는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쳐다봤다. 귀엽고 이쁘다고
그랬는데, 그런 아빠였는데
아빠는 우리를 버리고 먼저 가버렸다.
인사도 없이 말도 없이 심지어 유서도 없이
세상에 존재 하지 않았던 것 처럼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