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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o life Sep 30. 2021

#22

엽서를 붙여요

잘 지내시죠?


혹시 그럴 때 있지 않아요?

자신도 모르게 혼자라는 걸 알아 버리는 순간 말이에요.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게 그렇게 되지 않잖아요?

그렇게 모르는 사이에 힘들어질 때가 있어요.

지금이 그런 때 같아요.

이유도 없이 찾아온 슬픔 같은 그런... 아무 일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냥 창밖을 보고 있었을 뿐인데,

내리는 비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을 뿐인데,

지나가는 우산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인데,

감정에 구멍이 나서 외로움이, 내가 혼자라는 것이

느닷없이 드러나는 그런 순간이요.


외로움은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이런 느닷없음은 꽤나 힘들어요.

그래도 지나가겠죠.

내리는 비가 그치면, 창밖이 밝아지면, 하늘이 맑아지면, 우산이 접히면,

그럼 다시 웃고 있겠죠. 늘 그랬듯이 말이에요.


괜한 소리를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오늘은 그래야 했어야 했어요. 그럼 조금 더 일찍 밀어낼 수 있을 거 같아서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 오래 있진 않을 것 같으니까요.

그냥 그러려니 생각해 주세요.


다음 주엔 계속 비가 온다는데 걱정은 되지만 엽서 생각하며 있을게요.

또 엽서 할게요.




2021. 08. 19. 늦은 저녁 비가 오던 날, 문득 생각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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