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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o life Jan 30. 2023

밤사이 나는 죽었다...

일상에서...

 나는 밤새 죽었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다시 살아난다. 밤새 나는 내가 숨을 쉬는지, 살아있는지, 행동하는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살아는 있으나 무의식의 세계, 꿈을 꾸지만, 그 꿈이 현실은 아닌 삶. 그게 수면시간의 상태다. 어쩌면 어디에 있을지도 모른다. 다른 세상과 연결되어 그쪽에서 살고 있는 모습이 꿈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니면 멀티버스라는 세계관 속의 다른 존재일지도 모른다. 아마 뭐 이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나는 밤사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깨어나지 않는 이상에는 모른다. 그렇다.


 그러니 잠이 들고 난 후엔 내가 아는 건 아무것도 없다. 누군가가 나의 수면을 녹화하거나 내 존재 외형적인 존재의 존재만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게 과연 나인가? 의식 없이, 사고 없이, 행동 없이 불수의근만이 움직이는 세상에 존재한다.


 그렇게 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면 알람이 울린다. 알람 소리가 울리기 전에 일어날 때도 있고, 한참을 울어서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끄고 다시 잠들기도 한다. 그럼 나는 살아난다. 정확히는 내 의식, 사고, 의지, 근육이 나를 움직인다. 무사하게.


 몸을 벌떡! 일으키거나, 좌우로 뒤척이거나, 옆으로 누워 핸드폰을 확인하거나 창밖의 아직 어둑한 세상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한다. 이불 밖의 찬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이불 밖의 상태를 살핀다. 그렇게 겨우겨우 움직여 새 아침을 시작한다.

 그렇게 어제가 아닌 오늘, 오늘을 선물 받는다. 아침. 앞의 모든 과정이 차례대로 일어나는 오늘의 아침. 이런 게 선물이 아닐까. 온전히 나를 느낄 수 있는 첫 인지가 시작되는 순간은 어쩌면 새로운 하루의 생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죽었다가 살아나 아침을 시작하는 순간. 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어야 할 것 같다. 다시 살아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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