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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o life Dec 19. 2024

오늘 소일 #03

베이글 한입, 커피 한 모금, 적당한 배부름.

*배고픔이 밀려올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배고픔이 밀려오지 않을 때도 있다.

 배가 고프면 한 끼 식사를 하면 된다. 거창하게, 혹은 단출하게라도 식사를 하면 된다. 그런데 아주 애매할 때가 있다. 뭔가 먹기는 그렇고, 그렇다고 안 먹기는 그런 허기짐. 거기에 한 끼를 채우고 난 뒤 앉아서 작업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생각한다.

 그럼 먼저 생각나는 건 식당의 형태를 가진 가게는 제외된다. 식당은 식사가 마치고 나면 앉아 있는 게 눈치가 보인다. 식당은 식당이다. 식사 외의 이유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손님이 오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결론은 카페가 된다. 


 브런치가 되는 카페, 빵을 같이 하는 카페, 베이글만 파는 카페, 단 디저트만 파는 카페는 뺀다. 그렇게 올라온 리스트에 오픈 시간을 들여다보면 개인 카페는 12시 전에 여는 경우가 잘 없다. 카페가 식사 후에 대화를 위해 찾는 곳이라 그런가 생각한다. 또 리스트에 몇몇 가게가 지워지고. 삭제되지 않은 가게들에서 마음이 가는 곳을 콕 집어 본다. 베이글을 파는 카페로. 신기한 건 베이글을 파는 빵집은 있는데 빵을 파는 베이글집은 없다. 이전에 몇몇 곳을 돌아다니다가 정착한 베이글 집에 앉았다. 베이글 중 기본을 주문하고 커피 한 잔. 


 적당히 배는 차고, 씁쓸한 신맛의 커피를 즐긴다. 비워진 접시, 비워지고 있는 커피. 그리고 채워지는 화면. 현실에서는 비워지는데 온라인에서는 채워진다. 아! 배가 적당히 채워졌구나.


오늘의 깨달음! 베이글, 커피, 적당하게 부른 배, 따스한 음악과 공기. 아~ 그래서 잠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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