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뚱뚱한참치김밥. 내일은 뭐먹지?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간 점심을 챙긴다. 늦은 점심. 어쩌면 저녁까지 커버할지도 모르겠다. 뭔가를 먹는 일에는 늘 고민이 뒤따른다. '뭘 먹지?' 고민하고 고민한다. 결국 선택한 음식은 참치김밥. 그냥 김밥을 먹을까 싶었지만 '이왕이면~'이란 속삭임에 참치로 한다.
막상 식당에 들어서니 메뉴는 왜 그렇게 많은 것인지. 점심을 뭘 먹을지 고민하던 나의 모습이 우습다. 일단 식당에 들어가야 하는 것인가? 메뉴를 보면 선택하게 되는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은 아이러니. '늘 먼저 메뉴를 선택하고 식당을 찾는 데. 그것보다는 마음에 드는 가게로 들어가 메뉴를 보고 선택하는 게 더 효율적이겠다' 생각하는 순간 떠오른 생각이 '나는 아마 다른 가게는 가지 않겠지'다. 그냥 습관으로 가던 가게만 가게 되지 않을까? 그래 나는 무지성 습관적 행동 기제로 그냥 가던 가게로 갈 것 같다.
이런 결론이 나면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이다. 식사를 위해 발품을 팔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그래 내가 먹고 싶은 걸, 내가 먹고 싶은 가게를 선택하는 걸 즐겨야 한다.
어쨌든 결정은 했고, 가게에 들어왔고. 그리고 주문 또한 내가 원했던 참치김밥으로 했다. 늦은 시간이라 나 말고 다른 손님은 없으니 조용하다. 먼저 장국을 챙겨 오고 앉아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김밥이 나온다. 뚱뚱하다. 마음에 든다. 뚱뚱해 보인다는 건 양이 많다는 의미니까 좋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접시 위에 놓인 김밥은 꽁찌족으로는 김만 보이게 놓고 가운데는 속에 뭐가 들어갔는지 보이게끔 누워서 나왔다. 그래서 속이 얼마나 알찬지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이렇소 하며 속을 다 보여주는데 싫을 리 없다. 오! 네 속은 좋구나! 하면 되니까. 아니면 아니다고 하면 된다.
하나하나 입안으로 가져와서 오래 씹는다. 빈속에 들어가는 음식이 잘 개 잘 부서져 넘어가면 소화에는 분명히 좋을 것이다. 그렇게 먹어도 김밥 한 줄 먹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시간을 확인하진 않았지만 분명 금방 해치웠을 것이다.
식사를 끝내고 충분히 부른 배를 느껴본다. 뚱뚱한 참치김밥이 좋네. 점심 든든하게 먹었네. 오늘 늦은 점심시간은 그렇게 끝이 났다. 내일은 또 뭐 먹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