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를 붙여요
'금지'라네요.
급하게 뜯어버린 주어가 궁금해집니다.
주변에서 자주 보는 글자입니다. "하지 못한다" 알려주려고 붙여놓습니다.
금지라고 소리 내어 읽어보니 꽤 무섭습니다.
의미가 글자의 힘이 되었나 봅니다.
그냥 입에 넣었을 뿐인데도 무섭게 느껴지니까요.
사라진 주어가 '잡담'금지라고 보입니다.
잡담이 안 되게 써야겠습니다.
입으로 되내어 중얼거려 봅니다. 금지..., 금지...,
무서웠던 느낌이 점점 부드러워집니다.
하지 못하도록 알려주는 의미가 걱정으로 애가 타는 말이 됩니다.
자꾸 읽어서 정이갔나 봅니다.
다시 입으로 되뇌어 봅니다.
금지... 금지...
조금 더 따스해졌습니다.
사라진 주어가 '좌절'금지라고 보입니다.
좌절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2020.07.23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