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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o life Jul 23. 2020

#15

엽서를 붙여요

'금지'라네요. 

급하게 뜯어버린 주어가 궁금해집니다.

주변에서 자주 보는 글자입니다. "하지 못한다" 알려주려고 붙여놓습니다.

금지라고 소리 내어 읽어보니 꽤 무섭습니다.

의미가 글자의 힘이 되었나 봅니다.

그냥 입에 넣었을 뿐인데도 무섭게 느껴지니까요.

사라진 주어가 '잡담'금지라고 보입니다. 

잡담이 안 되게 써야겠습니다.


입으로 되내어 중얼거려 봅니다. 금지..., 금지...,

무서웠던 느낌이 점점 부드러워집니다.

하지 못하도록 알려주는 의미가 걱정으로 애가 타는 말이 됩니다.

자꾸 읽어서 정이갔나 봅니다.

다시 입으로 되뇌어 봅니다.

금지... 금지...

조금 더 따스해졌습니다.

사라진 주어가 '좌절'금지라고 보입니다.

좌절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2020.07.23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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