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만남 Sep 08. 2021

후회

뒤를 보는 사람만 후회를 한다.

우리는 늘 무언가 선택하며 산다. 

단순히 오늘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도 선택이고, 퇴사나 이직, 이사 같은 큰 기로에서의 선택도 있다. 

 

상담실에 있다보니 자연히 어떤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 둘째를 갖는게 좋을까요? 그냥 외동으로 키울까요? 잘 모르겠어요.

- 스타트업에서 이직 제의가 왔는데, 가는 게 좋을까요? 

- 빡세 보이는 이 프로젝트.. 도전하는 게 맞나요? 그냥 워라밸을 챙기며 살까요? 

- (심지어 ㅎㅎ) 지금 집을 사는게 맞을까요?


사실 정답은 없다. 집값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맞는 선택, 옳은 선택, 좋은 선택은 어쩌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정답이 없음을 앎에도 고민을 멈추기 힘들다. 

머리가 빠지도록, 밤잠을 설쳐가며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사실 

그 이유는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있다.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예측할 수 없음을 알지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측과 생각, 정보를 통해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은 거다.  

그래야 후회하지 않을테니까. 


그런데 이 후회라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우리는 언제 후회를 할까.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때'이다.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을 때 / 혹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우리는 후회를 '하게' 된다.

즉, 후회를 하는 것도 어쩌면 내 선택인 것이다.  


후회를 하며 과거의 나를 원망하고, 후회를 하며 현재 상황에 대해 불평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지금 현재의 나는 아무 잘못이 없고, 그저 억울한 희생양이라는 듯이) 


그런데 사실 원망과 불평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우리가 해야할 것은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거기서 잘 적응하거나

아니면 무언가 달리 해서 그 결과를 바꾸어 가는 것이다. 


선택은 늘 책임감을 동반하기에 무겁고 두려울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선택이든, 그 선택의 결과를 담담히 마주하고 거기서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사실 어떤 선택을 하든 내 삶의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주변 환경은 달라지겠지만, 늘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나란 사람은 그대로 이기에. 

어떤 선택을 하든, 그런 내가 한 선택은 늘 같은 방향을 보고 있을 것이다. 


후회는 늘 뒤를 돌아보게 한다. 

뒤를 돌아보는 사람만이 후회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못된 사람의 생존전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