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선생님께 배우는 상담자 노릇

기꺼이 함께 하는 상담자

by 만남

요즘 아이는 키즈 수영장에서 열심히 수영을 배우고 있다.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 아이를 따라 수영장에 가서 물멍을 하곤 한다.

키즈 수영장이라 학부모 대기 공간에서 수영장이 훤히 잘 보이는데

유유히 물살을 가르는 아가들을 보며 첨벙첨벙 물소리를 듣고 있으면 뭔가 복잡했던 마음이 평온해지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다니는 키즈 수영장은 총 6레인인데, 레인마다 한명씩 강사 선생님이 계신다.

어느날 아이들을 보다가 어쩌다 강사 선생님들께 시선이 갔다.

그런데 유심히 관찰하니(난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직업병을 가지고 있다)

강사 선생님들마다 자신의 스타일이 있으신듯 했다.


그 중 특히 두 분이 눈에 띄었다.


유달리 지시가 많은 선생님.

"00아~ 고개 들어"

"00아~ 발 더 올려"

이 선생님은 아이의 영법을 유심히 관찰하시고 피드백을 정말 많이 주셨다.

뭔가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정적이게 느껴졌다.


한편 유달리 아무 말도 없는 선생님도 계셨다.

내가 저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던가?!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 선생님은 말 대신 '함께 해' 주시고 계시더라.


그저 암말 없이 아이 옆에서 발의 높이를 고쳐주고, 팔의 방향을 바꿔주고,

배영을 하는 아이의 한껏 올라간 고개를 내려주신다.


나의 편견일진 모르지만, 말 없는 선생님네 반 아이들이 수영을 훨씬 더 잘 하는 거 같았다.

(물론 들어온 시기가 다 다르고, 아동의 특성도 다 다르기에 이건 편견에 가깝다 ㅎ)


그치만

어떤 상담자가 되어야 할지 늘 고민하는데

수영 선생님들을 통해 힌트를 얻은 것 같았다.


우리가 내담자들에게 하는 것도 어쩌면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는 내담자의 삶의 목격자가 아니라 동행자가 되어야 한다.


'불안을 잠재우는 법'을 설명하기 보다 내담자의 불안을 '함께 경험 하며'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경험하게 해주어야 하고


내담자에게 벌어진 객관적인 사건들을 관찰하고 탐문하기보다

그 사건이 내담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다가오는지, 어떻게 경험되고 있는지를 궁금해 해야 한다.


어쩌면 가장 좋은 상담자는 가장 말이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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