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커리어 조언: 하고 싶은 일만 좇다, 무너졌다

인생이 달린 커리어 조언 2편 - 시장

by 마찌

열정을 좇으면, 정말 나로 살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이렇게 말하면, 돌아오는 질문은 늘 비슷하다.
“그걸… 직업으로 삼을 거야?”

누군가는 진짜로 그 길을 택하고,
누군가는 퇴근 후,

조용히 그 일을 꺼내어 본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이란 건,

가슴만 뛴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직업으로 삼자니 생계가 위협받고,
퇴근 후에 하자니 몰입할 시간조차 없다.

그렇게 일과 열정 사이 어딘가에서
한 사람이 흔들리고 있었다.


박대리 ― “무대 위에서 진짜 나를 찾았지만”


박대리는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회사의 사무직으로 취업했다.
일에 적응은 했지만,
언제나 마음 한켠이 비어 있었다.

주말이면 소극장을 찾았다.
무대 조명이 켜지는 순간,
그는 잊고 있던 감정을 떠올렸다.


“저 친구들… 학창 시절엔 나보다 연기 못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소규모 독립영화 오디션을 보게 됐고,
감독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이 정도 감정선은 드뭅니다. 진심이 느껴졌어요.”


작은 단역이었지만,
그날 이후 박대리는 밤잠을 설칠 만큼 설렘에 휩싸였다.

회사에서의 일은 틀 안에서 반복되었지만,
연기는 자신을 숨 쉬게 했다.
며칠의 고민 끝에 그는 퇴사를 결심했다.


“이제야 나로 살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현실은,
그가 상상했던 무대와는 달랐다.

다음 오디션에서는 연락조차 오지 않았고,
그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결과는 같았다.

이미 중견 배우 몇몇이 주요 배역을 독식하고 있었고,
캐스팅 디렉터는 늘 말했다.


“좋긴 한데… 딱 맞는 배역이 없어요.”


박대리는 점점 깨달았다.
그가 도달한 곳은,
“잘하는 사람”은 넘치고, “기회”는 턱없이 부족한 세계였다.

한 작품을 얻는 데도 1년이 걸렸다.
불안정한 수입과 긴 공백은
자존감을 잠식했고, 생활을 흔들었다.

투잡, 쓰리잡을 하며 버텼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력서 돌리고, 부업하느라 바쁘면…
오히려 예전처럼 퇴근 후 연기할 때보다
몰입 시간이 줄어드는 거 아냐?”


그는 다시 갈림길에 섰다.
더 나아가야 할까?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야 할까?

가슴 뛰는 일을 선택하면
분명히 ‘나로 사는’ 느낌은 온다.

하지만 그 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면
그 설렘은 얼마 못 가
불안과 압박에 조용히 먹히기 시작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퇴근 후 몰래 꺼내 든다.
누군가는 다시 이력서를 쓴다.
누군가는 계속 버틴다.

하지만, 이 질문은
결국 모두가 마주하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생계를 버텨야 하나요?”
“아니면, 하고 싶은 일은 결국… 취미로만 남겨야 하나요?”


현실은, 그 중간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시장과 구조는 열정이 설 자리를
생각보다 냉정하게 잘라낸다.

그래서 열정은 점점 멀어진다.
의지는 남았지만, 체력이 사라진다.
꿈은 여전한데, 계획은 사라진다.

이건 열정의 역설일까?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한 나의 환상이었을까?

아직 끝나지 않은 질문이
박대리의 하루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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